한국, ‘강호’ 우루과이 맞아 ‘값진’ 무승부…두 차례 골대 행운도
아르헨티나 꺾은 사우디 ‘공휴일’ 지정…독일은 일본에 ‘역전패’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손흥민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뉴시스
손흥민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뉴시스

4년마다 돌아오는 지구촌 축구 축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지난 20일 개막한 가운데 대회 초반부터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대이변이 속출하면서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현지시간) 열린 우리나라와 우루과이의 첫 경기에서 한국은 승리는 놓쳤지만 예상보다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16강을 향한 국내 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 점유율 장악하며 14위 우루과이 ‘압박’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이날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0대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 대표팀은 대회 전 벤투 감독의 전술 운용 능력에 대한 국내 축구팬들의 의구심과 함께 주장 손흥민의 부상 악재가 겹치는 등 16강 진출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카타르로 향한 한국 대표팀은 하지만 이날 강호 우루과이를 맞아 주눅들지 않는 경기를 선보이며 값진 승점 1점을 챙겼다.

FIFA 랭킹에서 우루과이(14위)보다 14단계 낮은 한국(28위)은 오히려 무승부가 아쉬울 정도로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이달 초 소속팀 경기에서 안와 골절상을 당해 수술대에 오른 손흥민은 이날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담 키커로 나서는 등 풀타임 활약했다.

골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전매특허인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도 한 차례 기록했고 상대 진영에서 개인기로 수비수를 따돌리는 등 위협적인 장면도 몇 차례 만들기도 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몇 차례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우루과이와의 점유율 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데다 오히려 경기 주도권 갖고 상대를 압박하는 등 그동안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한국은 전반 34분에는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김문환이 낮게 찔러준 공을 골대 정면에서 기다리던 황의조가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지만 공이 뜨면서 아깝게 첫 골 기회를 놓쳤다.

골 기회를 놓친 한국은 전반 43분 우루과이의 코너킥 상황에서 디에고 고딘에게 헤딩슛을 허용했지만 다행히 골대를 맞고 나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한국은 후반 11분 손흥민이 마르틴 카세레스에게 오른쪽 뒷발꿈치를 밟히며 한동안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손흥민의 축구화는 벗겨졌고 양말에는 큰 구멍이 뚫릴 정도였다.

후반 18분에는 우루과이 역습 상황에서 김민재가 누녜즈와 경합 과정에서 미끄러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다행히 골키퍼 김승규가 패스 차단에 성공하며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후반 29분 황의조, 이재성, 나상호를 불러들이고 조규성, 손준호, 이강인을 투입하며 변화를 가져갔다.

앞서 올해 9월 열린 두 차례 A매치에서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한 이강인은 이날 교체로 깜짝 투입됐다.

이강인은 교체투입 3분만인 후반 32분 조규성의 날카로운 슈팅을 이끌어 낸 패스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조규성은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우루과이 골문을 노렸지만 아쉽게 살짝 벗어났다.

후반 44분에는 또 한 번 가슴을 쓸어내리는 장면이 나왔다. 발베르데의 중거리 슈팅이 오른쪽 골대 상단을 강타했다.

한국도 곧바로 상대 골키퍼의 패스 미스로 잡은 기회에서 손흥민이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비껴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도 득점을 하지 못한 양팀은 0대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전반적으로 경기를 장악했다. 후반전에는 최고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한 팀으로서 경기를 잘 운영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방송인터뷰를 통해 “비겨서 아쉬움이 많지만 두 경기가 더 있으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남은 두 경기에서 모든 걸 보여줘야 16강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오는 28일(한국시간) 밤 10시 가나와 같은 장소에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살렘 알 다우사리가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뉴시스
지난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살렘 알 다우사리가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뉴시스

◇ 사우디·일본, 아르헨·독일에 ‘역전승’ 대이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아시아 국가팀의 선전에 대이변이 속출하면서 열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월드컵 무대에서는 변방에 머물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존재감을 확실히 떨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대이변의 서막을 알렸다. 이어 다음 날인 23일에는 일본이 독일을 꺽는 파란을 일으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전반전 메시에게 페널티킥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전에만 잇따라 두 골을 기록하며 ‘기적’을 만들어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경기 다음 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죽음의 조’인 E조에 속한 일본은 ‘전차군단’ 독일에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 역시 독일에 전반전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특히 독일의 압도적인 점유율 축구에 몇 차례 위기도 맞았지만 골키퍼 선방이 빛났다.

후반전 들어 활발한 역습을 통해 독일 골문을 노린 일본은 후반 30분 동점골, 후반 38분 역전골을 만들어내며 독일을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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