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 한계점 뚜렷, 출시 목표 시점 불확실
첨단 소프트웨어, 디자인 부문은 완성 단계로 짐작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WWDC 2022 키노트 영상 캡처 ⓒ 애플
WWDC 2022 키노트 영상 캡처 ⓒ 애플

새 아이폰만큼이나 애플카 출시에 관한 ‘썰’이 줄을 잇는다. 그만큼 세간의 기대가 크다는 뜻도 된다.

아이폰은 기존 제품과 회사의 방향성 등 바탕으로 어느 정도 예상도가 만들어지지만, 애플카의 경우는 쉽지 않다. 상상해 볼 수 있는 선행 모델이 없는 데다가 ‘프로젝트 타이탄’의 철통 보안도 무시할 수 없다.

베일에 가려진 애플카의 출시 여부는 우선 확정적이다. 프로젝트는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해 오는 2025년을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이를 위해 고용된 인력, 교통당국으로부터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애플카의 출시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 여러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생산기지를 찾는 것보다 자율주행 기술의 한계점이 더 뚜렷하기 때문이다.

◇ 확실히 나오긴 나올 거라는 정황

한동안 애플이 애플카를 생산해줄 제조사를 찾는다는 소식으로 떠들썩했다. 우리나라 기업 역시 물망에 올랐으며, 해외 여러 완성차 업체들과 관련 기업 간의 접촉이 이목을 모았을 때가 있었다.

최근에는 애플의 CEO 팀 쿡이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 R1T를 탄 모습이 포착됐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아직 생산 거점을 결정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외신에 따르면 팀 쿡 CEO는 최근 미국 아이다호의 휴양지 선밸리에서 열리는 '상위 1%' 사교 모임’ 앨런&코의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에 리비안 차량을 빌려 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모임에는 리비안의 CEO 로버트 스캐린지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여러 언론은 리비안과의 협력 관계를 예상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기존 완성차에 보낸 러브콜이 통하지 않자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스타트업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단순한 분석이다.

다만, 여기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이 얽힌다. 이미 여러 완성차 업체들과 투자 관계를 이은 리비안이 애플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현재 리비안의 생산 규모 등을 고려한다면 만만치 않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계산도 따른다.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 역시 생산 물량을 갖추기 위해 기가팩토리 등을 설립,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한 바 있다. 만약 애플이 리비안과 2025년까지 자율주행차를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이후 생산 역량의 문제점이 따라올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애플이 그 동안 등록한 특허를 바탕으로 제작된 애플카 예상도, 영국의 자동차 리스 업체 바나라마 홈페이지 첫 화면 캡쳐 ⓒ 바나라마
애플이 그 동안 등록한 특허를 바탕으로 제작된 애플카 예상도, 영국의 자동차 리스 업체 바나라마 홈페이지 첫 화면 캡쳐 ⓒ 바나라마

◇ 여간해선 넘기 힘든 자율주행 장벽

제조사 물색 이슈가 한풀 꺾이자 자율주행에 관한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자율주행차를 내놓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꽤 신뢰도 높은 정보들이 공개된 바 있다.

해외 업계 소식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69대의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이 사실은 애플카가 제때 나오기 힘들 거라는 가설에 힘을 싣는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 시험 차량을 운행하고 있는 기업은 구글의 웨이모가 616대로 가장 많고, GM의 크루즈가 201대, 전기차 스타트업 죽스가 74대를 운행하고 있다. 애플은 토요타의 34대 다음으로 많다.

단순히 시험 차량 대수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애플의 타이탄 프로젝트는 테슬라의 기술자들을 대거 영입하는 강수를 두기는 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인력의 잦은 이동이 발생하며 어쩐지 혼란스러운 내부 상황이다.

현재는 자율주행차에 탑재될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이 부문에서 골리앗 기업으로 인정받는 구글과 애플이 자율주행 부문에서 다투게 된다.

웨이모는 애플의 타이탄 프로젝트보다 2년 정도가 앞선 2016년부터 본격적인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해 나가기 시작했다. 현재는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웨이모라도 아직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런 구글을 애플이 한순간에 앞질러 간다는 것도 무리가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발표하는 보고서에 따르면 주행거리 당 사고 비율이 아직은 높은 편이다.

◇ 변함없이 뛰어난 애플의 설계 전략

디자인은 다른 얘기다. 애플은 이미 애플카의 디자인을 모두 설계해뒀을지도 모른다. 해외 보도에 따르면 애플카의 디자인은 폭스바겐 비틀을 닮은 곡선형 실루엣을 갖췄으며 실내에는 네 명의 탑승자들이 서로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애플은 트렁크를 쉽게 사용하도록 트렁크 객실도 실험 중이며, 자동차 시트 뒤에 가려져 있다가 필요할 때 자동으로 나오는 대형 스크린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한다.

애플은 전통적인 스티어링 휠이나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이 없는 차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해당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의 전 디자인 책임자인 조니 아이브도 애플카 프로젝트에 컨설턴트로 계속 참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애플은 앞서 WWDC 2022에서 새로운 카플레이의 기능들을 공개하며 애플카에 대한 힌트를 던졌다.

이날 나온 기능은 차량의 공조장치부터 확대된 인포테인먼트 및 디지털 클러스터 일체를 컨트롤 한다. 또한, 스크린에 투영되는 증강현실도 선보인 바 있다.

이로 짐작해 보아 카플레이는 애플카에 적용할 수 있는 거의 완벽한 상태에 다다랐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애플 카플레이는 기존 완성차 제조사에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애플카만의 차별성 또한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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