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쇼케이스, 짧은 시승, 개발자 간담회까지 한날 진행
1.5리터 가솔린엔진 아쉬워, 이후 전기차 라인업 확대 계획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쌍용 토레스 T7 ⓒ 민주신문 육동윤 기자
쌍용 토레스 T7 ⓒ 민주신문 육동윤 기자

코로나19로 침체해 있던 자동차 업계 분위기를 바꾸는 데 쌍용자동차가 먼저 나섰다.

거리두기 제한이 풀린 만큼 지난 5일 쌍용차는 인천 네스트호텔에서 ‘토레스’의 신차 발표회 겸 시승행사를 거하게 치렀다.

같은 날로 겹친 제네시스 브랜드 행사 못지않을 만큼 많은 기자가 몰렸다. 코로나 이후 가장 큰 신차 발표회가 아닌가 싶다.

쌍용차는 어려운 상황, 존폐 위기를 두고도 나름 위축되지 않고 위풍당당했다. 사전계약 3만 대를 넘겨버린 토레스의 위력이다. 쌍용차에게는 티볼리 이후 오랜만에 만끽하는 호황이다.

이미 수어 달 전부터 이날 행사를 기획해온 쌍용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세 가지 일정을 빡빡하게 짜 놨다.

첫 시간은 토레스 미디어 쇼케이스로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의 인사말부터 시작해 새로운 투자자들을 대표하는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발표가 이어져 관심을 모았다.

“사명감을 뛰어넘는 소명감으로 쌍용차를 이끌겠다.” 부족했던 상품성, 노조에 대한 배려, 투자자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며 토레스를 시작으로 쌍용차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정통 SUV 맛집으로 만들겠다는 곽 회장의 포부였다.

충분한 자본력이 제공될 것이며 구조조정 없이 안정적 고용을 유지하고서도 탈 만한 차를 내놓겠다는 뜻이다.

이외 행사에는 박진수 SY오토캐피탈 대표, 오유인·박경배 상거래채권단도 배석해 쌍용차의 선전을 기원했다.

두 번째 시간은 직접 토레스를 만나고 느껴볼 수 있는 시승 체험이, 세 번째 시간은 개발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곽재선 KG그룹 회장 ⓒ 민주신문 육동윤 기자
곽재선 KG그룹 회장 ⓒ 민주신문 육동윤 기자

◇ 짧은 시승, 깊은 인상

시승은 시차를 두고 그룹별로 나눈 후 2인 1조로 토레스 한 대를 몰고 송도의 한 카페로 다녀오는 편도 40분, 왕복 80분의 일정으로 짜였다. 짧았지만, 깊은 인상이 심어졌다.

실물 전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본 토레스는 확실히 눈길을 끄는 모습과 첨단 장비들을 갖췄지만, 여전한 파워트레인이 아쉬웠다. 짧지만, 이번 시승은 그걸 확인해 보기 위함이다.

시동을 걸고 출발을 해보면 스로틀은 열림이 아직 거칠다. 하지만, 이제 막 공장에서 나와 질이 덜 든 상태라고 한다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이후로는 매끄럽게 잘 나갔다.

눈에 띄는 부분은 부드러운 변속감이다. 변속 충격 없이 매끄럽고 더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토레스는 엔진과 변속기 모두 코란도의 것을 그대로 가져다 쓰지만, 소프트웨어적 변화가 있었다. 출력은 10마력 정도 높아졌으며 토크 범위도 저속과 고속에서 미세한 조율이 있었다고 한다.

주행을 해보면 크게 부족하진 않지만, 엔진은 마음에 쏙 든다고 만도 할 수 없다. 고속에서 오르막에서 스로틀을 활짝 열면 살짝 버거움을 느낄 정도다.

평소에 2.0 차를 타는 기자에게는 당연할 수도 있다. 다만, 회사에는 2.0 엔진도 있는데 굳이 1.5를 탑재한 이유가 있을까, 1.5라도 변화는 어디에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쌍용차는 되도록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고객 선호’라든지 ‘선택과 집중’, ‘전기차 확대’ 등 여러 가지 추상적 이유를 들었지만, 결국 형편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같은 이유로 토레스는 라인업도 트림도 축소됐다. 1.5 엔진에 6단 아이신 변속기 파워트레인을 갖춘 한 가지 모델에 T5와 T7 두 가지 트림으로 제공한다.

물론 선택 항목은 따로 있다. 딥 컨트롤 패키지, 밸류업 패키지, 천연가죽시트 패키지, 하이디럭스 패키지 등이다. 이외 색상 패키지도 있지만, 랩핑 가격보다는 저렴한 편이라 선호에 따라 충분한 가치를 할 수 있다.

이외 핸들링이나 승차감, 제동력이나 가속력은 기대한 만큼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가격 대비라면 제법 인상적이다.

전시돼 있는 쌍용차 토레스 ⓒ 민주신문 육동윤 기자
전시돼 있는 쌍용차 토레스 ⓒ 민주신문 육동윤 기자

◇ 디자인ㆍ가성비에 초점

일반적인 주행 질감은 여느 쌍용차 모델과 다르지 않다. 이미 쌍용차를 타보고 만족했던 이들이라면 토레스에서도 이질감을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며 경쟁사의 차에 만족했던 이들이라면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특히 승차감에서 이런 차이를 느낀다. 노면 소음과 더불어 저항이 비교적 크게 느껴져서다.

하지만, 기염을 토하고 있는 토레스의 매력은 대단한 퍼포먼스나 뛰어난 승차감에 맞춰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여기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달라지겠다는 의지를 갖고 내세운 과감한 디자인이다.

눈길을 사로잡는 익스테리어의 조화도 그렇지만, 쌍용의 트레이드 마크인 ‘쓰리 써클’ 앰블럼을 과감하게 뺐다.

세 번째 시간, 개발자 간담회에 참석한 이강 디자인 총책은 앰블럼 부재 이유는 차와 잘 어울리지 않고 회사를 잘 알리기 위해서 레터를 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디자인은 쌍용차가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이다.

또 다른 토레스의 매력은 가격이다. 엄연히 따지고 보자면 파워트레인의 부족함이 있기에 2740만~3020만 원 찻값이 파격적인 제시는 아니다.

참고로 시승한 차는 T7 사륜구동 옵션과 함께 이런저런 선택사양이 들어가 3585만 원이다. 

경쟁 모델, 일명 ‘깡통’ 트림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가격이고 비슷한 옵션으로 선택하면 훨씬 저렴한 셈이다. 파워트레인에 진심이 아닌 고객에게는 충분한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

게다가 인테리어도 좋은 점수를 얻는다. 특히, 대시보드에는 어떤 것도 튀어나오지 않도록 수평으로 쭉 이은 것이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총 세 개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며 물리적 버튼들을 죄다 없앤 덕분이기도 하다.

토레스가 완벽하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 시작은 좋았다. 쌍용차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래에는 전기차 U100과 코란도 후속 KR10이라는 정통 SUV 모델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토레스 인테리어 ⓒ 쌍용자동차
토레스 인테리어 ⓒ 쌍용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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