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륙 휩쓴 ‘BA.2.12.1’, 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 27% 높아
남아공서도 세부 변종 ‘BA.4’, ‘BA.5’ 유행에 확진자 수 36% 급증

[민주신문=전소정 기자]

이달 9일 서울 강남구 삼광의료재단에 마련된 해외 입·출국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가 PCR검사를 받고 있다. ⓒ 뉴시스
이달 9일 서울 강남구 삼광의료재단에 마련된 해외 입·출국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가 PCR검사를 받고 있다. ⓒ 뉴시스

스텔스 오미크론(BA.2)보다 전파력이 강해 미국을 휩쓴 세부계통 BA.2.12.1이 국내에서도 검출됐다.

또 남아공에서도 오미크론 변종 'BA.4', 'BA.5' 등의 유행으로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국내 재유행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2.12.1 이 5건 추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지난 달 17일 첫 보고 사례를 포함해 BA.2.12.1 국내 감염자는 총 6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달 16일 미국에서 입국해 17일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여성의 검체가 BA.2.12.1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첫 BA.2.12.1 확진자는 코로나19 백신을 3차까지 완료했고 콧물과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확진자들도 모두 미국을 방문한 뒤 감염이 확인됐고,  2차까지 접종한 1명을 제외하고 모두 3차 접종을 마쳤다.

증상이 없는 2명을 제외한 감염자 3명은 공통적으로 인후통을 호소했고 기침, 가래, 중이염 등의 증상을 보였다.

방역당국은 BA.2.12.1 감염자 동거인 및 동료 등 밀접 접촉자 14명에 대한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며 추가 전파 사례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같은 날 앞서 확인된 바 있는 BA1과 BA.2의 재조합 변이인 XE, XM도 추가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방호복을 착용하고 입국한 외국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유입 차단을 위해 남아공 등 8개국 발 외국인 입국을 제한했다. ⓒ 뉴시스
지난해 11월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방호복을 착용하고 입국한 외국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유입 차단을 위해 남아공 등 8개국 발 외국인 입국을 제한했다. ⓒ 뉴시스

◇ 미 중부에서는 이미 ‘우세종’…남아공은 지역별로 달라

한편 미국과 남아공은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유행으로 확진자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WHO가 이달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주간 역학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1주간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54만6069명으로 전주 대비 12% 떨어졌다.

또 코로나19 사망자 역시 1만2025명으로 전주 대비 25% 감소했다.

하지만 아메리카 대륙과 아프리카의 확진자는 각각 14%, 12%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아프리카 내 사망자가 166명 발생하며 전주 대비 84% 급증했고 아메리카 대륙도 4344명으로 3% 늘었다.

이는 미국과 남아공 내에서 오미크론 세부계통인 ‘BA.2.12.1’과 ‘BA.4’, ‘BA.5’ 등이 재유행하며 확진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처음 확인된 ‘BA.2.12.1’은 스텔스 오미크론인 BA,2에서 재분류된 세부계통 변이로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재유행 확산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BA.2.12.1은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빠른 확산세를 보여 지난 4월 16일 점유율 19%에서 30일 36.5%로 2주 만에 17.5% 급증했다.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1주간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5만1414명으로 전주 대비 19% 증가했다.

앞서 뉴욕보건부는 BA.2.12.1가 기존 오미크론보다도 전파력이 높은 스텔스 오미크론 BA.2보다 23~27% 빠른 확산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미국 뉴욕 중부 등 인근 지역에서는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며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다.

앞서 뉴욕보건부는 지난달 BA.2.12.1이 BA.2보다 23~27% 빠른 검출증가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남아공에서는 세부계통의 변종인 ‘BA.4’, ‘BA.5’ 확산으로 이달 8일까지 일주일 간 확진자 수가 4만3977명 발생하며 전주보다 36% 증가했다.

특히 남아공은 하우텡주에서 BA.4가 웨스트 케이프주에서는 BA.5가 유행하는 등 지역별로 우세 변이가 나뉘고 있다.

BA.4와 BA.5에 대한 국내 확인 사례는 없지만 BA.4는 기존 BA.2보다 전파력이 46%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2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공항 이용객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월 2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공항 이용객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 전문가, “면역 회피, 중증화율 고려해 다음 유행 대비”

이 같은 새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재유행 사례를 참고해 국내에서도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6일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3, 4개월 이후의 상황이 미국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상황하고 맞아 떨어질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이 오미크론 유행이 12월에서 1월이었다”며 “우리나라는 3월, 4월이 피크였기 때문에 당장은 영향이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7월, 8월 넘어가면 (미국, 남아공과) 우리도 비슷해질 것”이라며 “새로운 변이 유입에 대한 역학조사라든지 약간의 완화 국면에서의 치료의 우선순위, 역학조사의 우선순위 같은 걸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월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다음 변이 등장으로 인한 면역회피의 정도와 중증화율을 지금 예단하기 어렵다”며 면역 감소, 근거 확보, 중환자 및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체계, 경구용 치료제 확보 등 다음 유행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12일 다음 주부터 일상회복 안착기 진입 시점과 관련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총 3만5906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6300여명 감소했다.

위중증 환자는 354명으로 확인됐으며 사망자는 하루 새 63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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