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하나금융 새 리더로 3년간 진두지휘...영업•전략•기획 3박자 갖춘 경영인
ICBC 넘어 ‘아시아 최고금융’으로, ‘시골촌놈’ 리더십으로 디지털 시대 시험대 올라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 하나금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 하나금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고졸 성공 전설에서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고졸 출신 행원에서 은행장을 거쳐 국내 4대 금융지주, 세계 100대 은행 CEO에 오른 것.

함 회장은 지난달 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정태 전 회장에 이어 향후 3년간 하나금융을 이끄는 수장에 올랐다.

◇ ‘주경야독’으로 이어간 배움

함 회장은 ‘시골 촌놈’ 출신이다. 충남 부여군 은산면이 고향으로,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전기가 들어올 정도로 ‘깡촌’이었다.

함 회장이 졸업한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읍에 위치한 강경상고는 1920년 인가를 받아 올해로 102주년을 맞아 지역에서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집안 형편으로 진학한 강경상고 졸업 후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뒤 단국대 회계학과에 진학해 주경야독으로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이어가 1985년 졸업했다.

함 회장은 서울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뒤 하나은행에서 충청영업그룹을 이끌며 영업실적 전국 1위에 올려놓았다.

무엇보다 대졸사원을 압도하는 영업성과를 낸 것은 업계 안팎에서 시골 사람 같은 푸근한 인상, 특유의 친화력, 성실함이 발휘된 것으로 본다.

초대 통합 하나은행장 발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함 회장은 2015년 KEB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합병 후 초대 통합은행장 주요 후보군을 제치고 선임됐다.

이는 충청영업그룹을 이끌며 그가 쌓아온 조직 내 두터운 신망, 소통 능력이 발탁 배경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함 회장은 2015년 9월 KEB하나은행 통합 초대 은행장으로 발탁돼 3년 7개월간 은행을 이끌며 전산통합과 교차 인사발령 등을 통해 양 은행의 장점을 살렸다는 평가가 크다.

하나은행은 양 은행의 시너지 기반 마련으로, 순이익이 2015년 말 9699억 원에서 지난해 말 2조5704억 원으로 165% 증가했다.

하나금융그룹 순이익도 같은 기간 9097억 원에서 3조5261억 원으로 287.6% 급증했다.

함 부회장은 2016년 3월부터 하나금융 부회장을 겸직하며 그룹 중장기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그룹 디지털 전환 등을 주도해왔다.

◇ 또 하나의 금융업계 ‘고졸 신화’

함 회장은 금융업계 또 하나의 ‘고졸 신화’를 만들었다. 고졸 행원으로 입사해 행장을 거쳐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 수장에 올라섰다.

고졸 신화는 금융업계에서 ‘상고 출신 천재’로 불린 윤종규 KB금융 회장, 금융계 최고 ‘일본통’ 진옥동 신한은행장까지 세 명으로 늘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광주상고 출신으로 공인회계사와 행정고시를 차석으로 합격한 CEO이며,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덕수상고 졸업 후 행장에 오른 인물이다.

금융업계 유관기관으로 고졸 성공신화를 찾아보면 김대평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꼽을 수 있다.

김 전 부원장은 1969년 부산상고 졸업 후 한국은행 초급사원(고졸사원)으로 출발해 2007년 금감원 제2인자까지 오른 인물이다.

금감원은 국내 내로라는 대졸 출신의 석•박사급이 즐비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이 당시 고졸 출신 금감원 제2인자 임명은 금융계에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전경 ⓒ 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전경 ⓒ 하나금융

◇ 아시아 최고 ‘리딩금융’으로 선도

함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아시아 최고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하나금융은 더 뱅커(The Banker)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은행 중 하나다.

더 뱅커가 지난 2019년 말 기준으로 2020년 발표한 세계 100대 은행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81위에 랭크됐다.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은 ‘더 뱅커 2020 세계 100대 은행’에서 1위에 오른 중국공상은행(ICBC)으로, 함 회장은 이를 뛰어 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한 함 회장 3대 전략은 강점 극대화와 비은행 사업 재편, 글로벌 리딩금융그룹 위상 강화, 디지털금융 혁신이다.

더불어 ‘함께 성장하는 금융’으로서 사회적 가치 실현 방향도 제시한 바 있다.

함 회장은 은행•증권 중심 양대 성장엔진을 완성하고, 카드•캐피탈•보험을 주력 계열사로 양성,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비은행 사업 부문 인수합병(M&A), 그룹 내 관계사 간 기업금융 협업 강화로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도 재편할 예정이다.

글로벌 영역에서는 아시아 지역 중심 현지화를 강화하고, 비은행 부문 글로벌 진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다 개방형 디지털 혁신으로 손님 중심, 사람 중심의 금융플랫폼회사로 탈바꿈 중이다.

함 회장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된 금융 디지털 시대를 맞아 이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 빅테크와 경쟁서 살아남기 위해 혁신 스타트업 투자와 개방형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플랫폼을 통한 외부 디지털 역량 활용에 나서는 등 리더십 발휘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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