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기부금 전년比 34% 감소에 수익 ‘뚝’…배당금 증가 일등공신은 ‘LG화학’
공연‧예술 분야 사업비 70% 지출…코로나로 30년 지속된 '국제공동연구' 종료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 민주신문 조성호 기자

LG 연암문화재단은 LG그룹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기업이 국가와 민족의 번영에 밑거름이 돼야 한다’는 신념에 1969년 12월 설립됐다.

구인회 회장은 설립 당시 총 7억7174만원 상당의 토지와 건물, 주식 등을 출연했다.

LG 공익법인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연암문화재단은 학술지원과 청소년 교육, 문화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공익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구인회 회장이 설립과 함께 타계하면서 장남인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이듬해인 1970년 3월 2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설립 초기 대학생 장학금 및 연구비 지원 사업에 나선 연암문화재단은 이후 LG아트센터, LG디스커버리랩, LG상남도서관 운영 등 교육과 문화예술 분야로 활동을 확장했다.

특히 구자경 명예회장은 국내 순수 학문 발전과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1989년부터 ‘연암국제공동연구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민간공익재단으로는 처음으로 대학 교수의 해외 연구를 지원한 사업이다. 연구 기회가 부족한 국내 대학 교수들이 해외 유수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연구를 진행해 우리나라 학문 발전과 인재 양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다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임시 중단된 이 사업은 올해 8월 최종 종료됐다.

1989년부터 32년간 진행된 이 사업은 자연과학, 공학, 인문, 사회 등 각 분야 900명에 가까운 교수들이 지원을 받았으며, 재단은 약 400억 원 가량을 투입했다.

지난 1996년 4월에는 구자경 명예회장으로부터 서울 종로구 사저를 기증받아 최초로 디지털 도서관 ‘LG상남도서관’을 개관했다.

LG상남도서관은 2003년 7월 에듀테인먼트 형태의 과학포털 정보 서비스 ‘LG사이언스랜드’ 구축, 2006년 4월에는 세계 최초 유비쿼터스 도서관 ‘책 읽어주는 도서관’을 선보이며 과학기술진흥 및 대중화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년 3월에는 ‘문화예술의 창작과 교류를 통한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기치 아래 서울 역삼동 GS타워에 LG아트센터를 개관하고 문화공연예술 분야로 활동을 넓혔다.

아트센터는 총 공사비 620여억 원, 1103석 규모로 음악, 뮤지컬,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연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공연횟수 5977회, 누적 입장객은 425만명에 달한다. LG아트센터는 내년 10월 서울 마곡 인근으로 이전될 예정이다.

2015년 1월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남인 고 구본무 LG 회장이 제3대 이사장으로 올랐다. 2018년 5월 구본부 회장 별세 이후에는 이문호 공익재단 이사장이 이끌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 LG상남도서관. ⓒ LG상남도서관
서울시 종로구 LG상남도서관. ⓒ LG상남도서관

◇ 계열사 기부 감소‧코로나로 수익 ‘뚝’

국세청 공익법인 현황 공시에 따르면 LG연암문화재단 지난해 총자산가액은 약 2140억 원 수준이다.

이 중 주식 및 출자지분 비중이 36.8%(약 787억6700만 원), 토지가 23.9%(약 511억4800만 원)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기타자산 17.4%(약 371억4600만 원), 건물 13.1%(약 280억1147만 원), 금융자산 8.9%(약 189억 4030만원) 순이다.

같은 기간 LG연암문화재단의 사업수익은 151억9057만 원 수준이다. 이 중 기타사업 수익이 약 93억7537만 원(61.7%)으로 절반 이상의 비중을 보였으며 공익목적 사업수익은 58억1520만 원(38.3%) 수준이다.

총 사업수익은 전년과 비교해 44억 원 가량(22.6%) 줄었다. 특히 2019년 100억 원 가량이던 공익목적 사업 수익이 40% 넘게 감소했다.

이는 기부금 규모가 그만큼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도서관, 공연장 등에서 발생하던 수익 또한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LG연암재단은 지난해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LG그룹 계열사 7곳으로부터 모두 29억5000만 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2019년 기부금 약 44억8000만 원과 비교하면 34.2% 감소한 수치다. 기부금을 출연한 계열사 또한 꾸준히 10곳을 유지하다 지난해 3곳 줄었다.

특히 구본무 회장이 20억 원을 출연한 2018년(약 66억1100만 원)부터 기부금 규모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

아울러 기부금 외에 아트센터, 도서관 등에서 발생하는 기타공익목적사업 수익도 2019년 약 57억 원 수준에서 2020년 29억 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LG연암재단의 지난해 사업이익은 약 13억 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전년 약 19억 원과 비교해 30%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같은 기간 공익목적 사업에서의 적자폭이 7% 넘게 늘었다. 기타사업에서도 4% 가까이 이익이 줄었다.

LG연암재단이 지난해 사용한 비용은 약 139억 원 가량이다. 약 178억 원을 사용한 2019년과 비교해 지출은 줄었지만 수익이 대폭 감소하면서 이익이 줄어들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LG연암재단은 지난해 공익목적 사업으로 약 108억9800만 원 가량 사용했다.

사업별로는 아트센터 운영에 약 75억2333만 원(69.0%)을, 도서관 운영에 약 17억8925만 원(16.4%), 국제공동연구에 약 63억6681만 원(5.8%)을 사용했다.

LG아트센터 등 공연 문화예술 분야에 공익목적 사업비 대부분을 지출한 셈이다. 

내년 10월 서울시 마곡 인근에 개관 예정인 LG아트센터. ⓒ LG아트센터
내년 10월 서울시 마곡 인근에 개관 예정인 LG아트센터. ⓒ LG아트센터

◇ '주식 배당금' 내년 대폭 증가될 듯 

LG연암문화재단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주식 총액은 약 787억6667만 원이다. 이는 총자산가액의 36.8%에 해당한다.

LG연암문화재단은 그룹 지주사인 ㈜LG 지분 57만2525주(0.33%)와 LG화학 2만746주(0.3%), ㈜GS 30만8283주(0.3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들을 통해 재단이 지난해 받은 배당금은 모두 18억8678만 원 수준이다. 구체적으로는 ㈜LG 12억5955만 원, ㈜GS 5억8574만 원, LG화학 4149만 원이다.

이에 따라 LG연암문화재단의 지난해 총 사업수익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2.4%다. 공익목적 사업을 제외한 기타수익만 따지면 20.1%에 달한다.

특히 올해 초 LG화학은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금을 보통주 기준 2000원에서 1만원으로 의결한 바 있어 재단이 받게 될 배당금은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LG도 배당금을 2200원에서 2500원으로 소폭 상향해 재단이 올해 사업연도 기준 받게 될 배당금은 18% 가량 늘어난 약 22억 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한편 지난해 기준 LG연암문화재단의 이사 구성원은 이문호 LG그룹 공익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김종은, 허용호, 김영찬, 강신익, 구영수, 김정오 등 7명이다.

이문호 이사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비상임이며 사실상 대부분 LG그룹 계열사 출신들이다. LG연암문화재단은 이사회 구성원의 경력과 약력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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