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치 줄였지만 디자인 큰 변화 없어…흥행 부진 우려에 주가도 하락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 승기 잡은 삼성…애플 폰 판매하는 LG는 초조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스페셜 애플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스마트폰 아이폰13을 공개하고 있다. ⓒ 애플 공식 유튜브 캡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스페셜 애플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스마트폰 아이폰13을 공개하고 있다. ⓒ 애플 공식 유튜브 캡처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13’을 두고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공개된 아이폰13에 대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애플과 직접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맞서는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는 반면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아이폰 판매에 나서고 있는 LG전자는 아이폰13의 흥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입장이다.

◇ 외신 “혁신 부족…아이폰12 장점 강화에 그쳐”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3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아이폰13은 전작인 아이폰12와 비교해 디자인 등에서 전반적으로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다만 A15 바이오닉 AP 탑재, 저장용량 확대, 120Hz 주사율 지원, 배터리용량 확대, 센서시프트(흔들림 보정) 전 모델 채용, 광학 3배줌 지원 등 아이폰12의 장점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 모습이다.

아울러 디스플레이 상단의 노치를 20% 가량 줄인 점, 저조도 촬영 시 개선된 야간모드, 전문적인 동영상 촬영을 위한 ‘시네마틱 모드’, 동영상 편집 기능 프로그램 프로레스 지원 등이 전작과 비교해 눈에 띄는 특징이다.

반면 새롭게 탑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저궤도 위성통신과 지문인식 터치ID 등의 기능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이에 주요 외신과 업계에서는 아이폰13에 대해 성능은 향상됐지만 혁신은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결정적인 한방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즈(NYT) “새로운 아이폰은 더 나은 화면, 긴 배터리 수명, 강력한 카메라 성능 및 프로세서를 지원한다고 강조했지만 지난해 흥행한 아이폰과 매우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또 “애플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약간 개선해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더 많은 돈을 쓰기를 바라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 버지도 “노치 크기가 20% 줄었지만 획기적인 새로운 기능이나 변화는 많지 않았다”면서 애플이 과거 출시했던 ‘S 모델’을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아이폰12가 높은 기대를 모았던 것과 비교해 아이폰13은 획기적인 변화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전작과 같은 흥행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부진한 평가가 이어지자 미국 주식시장에서 애플의 주가는 아이폰13 공개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1.8%까지 떨어지는 등 전일 대비 0.96% 하락했다.

앞서 신제품 출시 기대감이 선반영됐지만 공개 이후 실망한 매물이 흘러나왔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 뉴시스
ⓒ 뉴시스

◇ 반사이익 노리는 삼성…판매 부진 우려 LG

이처럼 아이폰13에 대한 우려 섞인 평가 속에 삼성과 LG는 결이 다른 고민에 빠졌다. 삼성은 애플과 스마트폰 경쟁을, LG는 아이폰13 판매를 앞두고 있다.

우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애플이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와 ‘플립3’의 흥행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실제 공개 이후 외신을 중심으로 잇따라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아이폰13을 기다려 온 소비자들이 오히려 혁신적인 폼팩터를 선보인 삼성전자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때문에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두고 애플과 경쟁 중인 삼성전자가 점유율 확대 등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S’ 시리즈를 연내로 앞당겨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갤럭시Z 시리즈의 흥행을 갤럭시S22로 이어가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매년 상반기 S시리즈를, 하반기에는 노트 시리즈를 출시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언하며 노트 대신 ‘Z시리즈’만 공개, 출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의 흥행을 지속시킬 방안과 더불어 향후 선보일 ‘갤럭시S’ 시리즈 출시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도 시장 기대감을 반영하듯 아이폰13 공개 후 상승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아이폰 공개 당일인 지난 15일 종가 기준 전날보다 0.52% 오른 7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반면 올해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선언한 LG전자는 아이폰 판매 부진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라 지난달부터 자사 가전판매 전문점인 LG베스트샵에서 애플 아이폰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현재 아이폰12 판매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른 기존 고객에 대한 보상 성격이 강하다. 

아이폰12의 경우 이미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된 상황인 데다 기존에 사용하던 LG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아이폰12를 구매하면 추가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13부터는 출시일에 맞춰 판매에 돌입하는 만큼 LG전자 베스트샵의 애플 아이폰 판매 실적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아이폰13은 LG전자가 베스트샵에서 애플 스마트폰 판매 이후 첫 출시되는 신제품이다. LG전자의 애플 제품 판매 전략에 대한 평가는 아이폰13 흥행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때문에 아이폰 판매 촉진을 위해 기존 통신사향 제품 외에 자급제폰을 판매하는 등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 애플이 아이폰13에서는 안정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전작인 아이폰12의 흥행이 성공하면서 이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출시 전 주목을 받았던 기능 등이 탑재되지 않은 데다 디자인도 큰 변화가 없어 실망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애플과 경쟁하는 삼성으로서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직접 아이폰을 판매해야 하는 LG전자로서는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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