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는 정유·화학에 ‘무게’ 부정적, 국내는 ‘친환경주’ 인식 긍정적
배터리, 3분기 누적 매출 중 4%에 그쳐… 정유·화학 여전히 절대 비중 차지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2020그린뉴딜 엑스포’에 설치된 SK이노베이션 부스 전경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에 국제 신용평가사는 부정적으로, 국내 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하지만 배터리 사업 비중이 여전히 SK이노베이션의 전체 매출 및 영업이익 창출에 기여하는 정도가 낮고, 여전히 석유·화학 사업이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만 보는 것에는 다소 무리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시장 평가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증권가에서 상향 조정을 내놓고, 해외에서는 신용등급을 낮췄다.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유가 급락에 따른 대규모 손실과 정제마진 약세로 영업 손실 1조7752억 원을 기록한 뒤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왔다.

올 4분기 역시 적자 폭은 줄이겠지만 지속은 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증권가는 목표 주가를 올리는 등 상향 조정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 근거는 오는 2021년 석유·화학 사업에서 배터리 사업으로 주력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 핵심 사업이 바뀌는 중이어서 정유나 화학 틀에서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는 게 증권가 해석이다.

무엇보다 내년부터 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높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며 수익 실현이 이뤄지고 친환경주로 재평가될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 이런 시각을 반영해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은 주가 상향 조정 의견을 냈다.

반대로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내렸다. 신용도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이는 유가 급락과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둔화로 올해 대규모 영업손실이 예상된다는 점을 반영한 평가다.

BBB- 신용등급은 투자 등급 중 최하단이다.

실제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배럴당 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2020그린뉴딜 엑스포’에 전시된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 SK이노베이션

◇ 긍정적 시각은 ‘무리’

이 같은 엇갈린 평가에도 긍정적인 시각은 다소 무리가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 1~3분기 누적 매출 중 배터리 사업 비중은 4%에 불과하다. 여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아직까지 SK이노베이션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이끄는 것은 석유·화학 사업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최근 공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K이노베이션 5개 사업 부문에서 영업이익을 내는 곳은 석유개발 및 소재, 석유, 화학, 윤활유 등 4개다.

이 가운데 캐시카우는 화학과 석유사업이다. 

이 두 사업은 지난해 SK이노베이션 전체 영업이익의 9할을 해냈다. 매출 비중도 같다.

올 들어 1~3분기 화학·석유 누적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87%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전망성에 기대 회사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고, 글로벌 경제활동이 제 자리를 찾는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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