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1~3Q 누적순익도 1829억 원, 전년 대비 28% 급감
대손충당금적립률 200% 이상 쌓아… 금감원 권고치의 2배 이상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SC제일은행은 16일 3분기 순이익이 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14% 감소했다고 밝혔다. ⓒ SC제일은행

3분기 순익이 단 9억 원?

SC제일은행이 3분기 실적을 공개하자 금융권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완벽한 회복세에 나선 경쟁 은행들과 달리 3분기 순익이 고작 9억 원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3분기 누적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8% 이상 감소했다. 

급격한 실적 감소의 원인은 곧바로 드러났다. 바로 대손충당금이었다.

SC제일은행은 대손충당급적립률을 금융감독원의 권고치(100%)보다 무려 2배 이상 올리면서 순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지 않았지만, 충당금을 많이 쌓으면서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 대손충당금적립율 200% 넘어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 3분기 순이익은 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14% 감소했다고 밝혔다. 

1~3분기 누적 순이익도 18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13% 줄어들었다. 

SC제일은행 순익이 이처럼 급전직하한 이유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을 금융감독원의 권고치 대비 2배 이상 높였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SC제일은행의 세부 실적을 살펴보면 3분기 이자이익은 24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늘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3분기 7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8%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과 총자산이익률(ROA),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모두 감소했다. 3분기 기준 순이자마진은 1.24%로 전년 동기 대비 0.13%p 낮아졌으며, ROA와 ROE 역시 각각 0.31%p, 5.34%로 집계됐다. 

반대로 건전성 부문은 높아졌다. SC제일은행의 고정 이하 여신비율은 0.34%, 연체율은 0.15%로 우수했다.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부실채권에 대한 리스크 대비 능력도 높아졌다. 앞서 밝힌 것처럼 대손충당금적립률을 높인 결과다. 

SC제일은행은 상반기 기준 대손충당급적립률이 무려 187.22%로 금융권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는데, 이를 3분기에 더 강화했다. 201.45%로 충당급적립률을 더 상향시켰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인 국내 은행들의 평균 대손충당급적립률은 121.2%다. 

 

◇ SC제일은행, 코로나19에 보수적 접근

금융권에서는 SC제일은행의 3분기 실적을 의미 있게 바라보고 있다. 

주식시장 활황으로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이자이익은 증가했지만, 대손충당금적립률을 금감원 권고치의 2배 이상으로 높이면서 순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SC제일은행이 국내 금융시장 상황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는 평가다. 

SC제일은행은 지난 7월 하반기 시장을 전망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주문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될 경우 큰 충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에서는 코로나19가 다시 무섭게 재확산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 큰 충격을 주고 있지 않지만, 연말과 새해가 되면 경영상황이 급격하게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이미 증권가에서는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SC제일은행은 이런 점을 고려해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을 금융당국의 권고치보다 무려 2배나 올려잡은 것도 불확실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거시적인 지표, 차주 포트폴리오를 감안해 보수적인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WM·디지털 전략으로 돌파구

그렇다고 마냥 리스크 대비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SC제일은행은 자신들이 가장 자신있는 장기를 살려 부진한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먼저 SC제일은행은 가장 자신있는 WM 부문을 강화할 예정이다.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과 연계해 글로벌 투자전략을 앞세워 고액자산가들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략도 준비 중이다. 

SC제일은행은 현재 금융서비스업체인 토스의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잡고 ‘토스뱅크’의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를 통해 디지털 전략에도 만전을 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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