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노조, "하나지주가 작년 편입후에도 별도 독립 법인을 존속한다는 노사정 합의에도 하나금융과 은행 해외법인 통합" 주장

▲ '릴레이 연차투쟁' 첫날인 지난 18일 외환은행 직원들이 하나금융지주 앞에서 '주식교환 및 합병시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외환은행 노조와 합의한 노사정 2.17 합의서의 5년간 독립경영을 준수한다는 방침에도 외환은행 해외법인 합병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하나지주 김정태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신을 통해 2.17 합의서 정신은 변함없이 지켜질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편집자 주>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외환은행 편입 이후에도 별도 독립법인으로 존속한다는 노사정 합의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해외법인 통합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외환은행 노조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2.17 노사정 합의정신을 변함없이 지킨다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올해 서신과는 달리 해외·자회사 통합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소속 해외법인과 자회사에 대한 합병을 공시해 외환은행 노조와의 갈등이 격화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하나금융지주 경영진이 지난해 외환은행 노조와의 약속을 깨고 1년 내 '통합'이라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

외환은행 노조, "외환은행 해외법인 합병 추진 노사정 2.17 합의 깨"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통해 "통합 작업 중단과 합의 준수"를 주장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노사정 합의서, 최홍식 하나지주 사장 공문, 은행장의 연설과 올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서신 등을 통해 합의를 준수하겠다 밝혔지만 그 이면에 TFT구성과 컨설팅 발주, 외환은행 직원에 대한 협박과 분열을 조장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하나금융지주 김인환 미래발전기획단장은 실제로 지난해 10월 "IT부문과 신용카드, 해외법인을 통합하겠다"는 발언을 했었다. 또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주식교환 및 이전을 통해 외환은행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해 공시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지주의 이번 외환은행 해외법인 공시도 외환은행 합병 절차 진행 단계라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달 14일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있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현지법인을 통합하겠다고 공시하면서 지배회사가 동일한 은행은 별도 독립법인으로 둘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통합은 12월 26일, 중국은 연말까지 끝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른 대안이 있는데도 하나지주가 합병을 강행하려는 의도가 있는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나지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해외법인 합병, 여러 대안 검토 중"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22일 외환은행 소속 해외법인과 자회사 공시가 노사정 합의를 위반했다는 지적에 대해 "외환은행은 현재 하나지주 자회사로 해외법인도 같이 공시 할 수 있다"며 "하나은행도 공시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에서 별도법인을 영업을 인정하지 않아 통합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현재 외환은행 노조 주장인 1주주 2은행의 지주사 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그 어떤 현지 감독당국도 양 은행의 별도 영업법인을 인정하지 않거나 통합을 요구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 법규에는 1주주 2은행 해법으로 지주사를 인정하고 있으며 중국 현지에는 규정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해외법인 공시와 그간 외환은행과의 통합과정이 노사정 합의에 의한 5년간 독립운영 보장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별도 독립 채산체로 외환은행을 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나로 통합해 운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하나금융지주에게는 5년간 별도로 운영하는 것보다 합병해 운영하는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며 "보장한 기간보다 빨리 통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에서는 글로벌 금융시대에 외환은행의 합병은 하나금융지주의 해외진출과 국내에서의 위상을 높인다는 관측이다.

외환은행 노조 김보헌 전문위원은 이런 금융권의 관측에 "하나금융지주를 믿지 못하겠다"며 "조급한 합병보다는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이 실력을 키워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권의 전망에 "하나금융지주 경영진이 약속한 사항"이라며 "지난해 노사정 합의서 정신을 준수해 독립경영을 보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하나지주의 유치한 가면극"이라며 "국민을 속이는 두 얼굴을 가진 하나지주의 전형적인 행태"라고 반박했다. 외환노조는 지난 19일 하나지주 고위층이 한 언론을 통해 "3년 이내에 외환은행 합병을 끝낸다"는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한 입으로는 합의 준수를, 다른 입으로는 통합작업을 진행해왔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두 얼굴의 위선자'라는 얘기다.

외환은행노조 관계자도 "하나금융지주 경영진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항상 노사정 합의 준수를 말하면서 뒤로는 딴 행동에 외환은행 전직원들은 속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노사정 합의 위반과 하나지주 불법 주식교환·합병 저지 전직원 릴레이 연가 투쟁에 돌입했다. 연가 투쟁은 내달 15일까지 지방영업점을 포함, 외환은행 전직원이 매일 300여명씩 참여할 예정이다. 외환노조 김보헌 전문위원은 "장기적으로 하나금융지주가 합의한 내용을 책임지고 이행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에도 외환은행 해외법인 합병을 추진할 방침이어서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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