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서종열 기자]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소매금융 부분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던 산업은행의 개인예수금 잔액이 되려 11조원을 돌파하면서 금융당국이 주의깊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뉴시스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의 개인 예수금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예수금 잔액은 1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5000억원 이상 늘었다. 2016년 이후 산은의 개인예수금 잔액이 다시 1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당초 산업은행은 정책금융 본연의 업무에 주력하고 시중은행들과의 마찰을 피하겠다며 개인예수금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개인예수금 규모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산은의 개인예수금이 늘어난 시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핀테크기업인 핀크, SK텔레콤과 협업해 연 최대 5%를 주는 'T-high5적금'을 판매한 후부터다. 금융권에서는 저금리기조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1%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산은이 최고 5%라는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해 준 것이 개인예수금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 산은의 이 상품은 이미 가입자만 10만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산은의 개인예수금 증가 상황을 유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과거 산은이 개인예·적금 시장에 진출할 당시 파격적인 다이렉트적금을 선보이면서 논란을 일으켰던 과거를 기억하고 있어서다. 

당시 산은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최대 연 4.5%의 금리를 내세워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감사원이 산은의 다이렉트상품을 검사한 결과 팔면팔수록 손해가 나는 역마진 구조라고 결론을 내리고 해결방안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결국 산은이 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해당 상품의 신규판매가 중단됐고, 산은의 소매금융 논란이 마무리됐다. 

개인예수금 증가에 대해 산은은 자금조달 차원에서 소매금융 유지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산은 측 관계자는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 소매금융 부문을 강화하긴 했지만, 현재는 소매금융 강화를 위한 별도의 논의는 없는 상황"이라며 "개인 산금채(산업금융채권.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채권) 조달까지 감안하면 전체 개인예수금은 오히려 줄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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