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4명 햄버거병 의심증상 보여 입원... 보건당국 원아 184명 등 202명 전수조사

25일 오후 안산시 소재 A 유치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경기 안산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원생과 교사 등 100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인 가운데 '햄버거병'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14명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경기도와 안산시 보건당국은 오후 안산시 상록구 A 유치원에서 식중독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모두 22명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A 유치원 원아인 것으로 전해졌다.

입원 환자 가운데 14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중 하나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증세를 보이고 있다. 14명 중 원아는 13명이고, 1명은 가족이다. 특히 이 가운데 신장 기능 등이 나빠진 5명은 투석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1982년 미국에서 덜 익은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 명이 HUS에 집단 감염되면서 일명 ‘햄버거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보통 설익은 소고기나 오염된 음식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심한 경련성 복통과 구토, 미열과 함께 설사가 동반되는 게 특징이다. 질환이 심각해지면 투석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신장 기능이 망가지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당초, A 유치원에서 집단 설사 등의 식중독 사고가 최초 보고된 것은 지난 16일이지만, 실제 환자는 이보다 나흘 전인 12일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유치원에서는 증상이 경미한 환자까지 포함하면 총 100명의 유증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유치원은 30일까지 폐쇄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안산시는 정확한 감염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유치원에서 보관하고 있던 음식과 조리기구, 문고리, 교실, 화장실, 식재료 납품업체 조리기구 등 모두 104건의 환경 검체를 채취해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원아 184명과 교직원 18명 등 202명의 검체를 채취해 전수조사했다. 가족 58명과 식자재 납품업체 직원 3명 등 84명의 관련자에 대해서도 검사를 벌이고 있다.

안산시는 조사 과정에서 A유치원이 식중독 발생 등을 대비해 일정 기간 보관하고 있어야 할 음식 재료를 보관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A 유치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추가로 적발되는 위법사항에 대해 고발 조치 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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