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2조7024억원 대비 35% 줄어... 계속되는 부진에 올해부터 가입심사 까다로워져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지난해 손해보험업계의 당기순이익이 1년새 9000억원 넘게 줄어 들었다. 이는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적자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16일 손해보험사들의 각사 공시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등 8개 손보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계는 1조7573억원으로 전년(2조7024억원)보다 35.0%(9451억원) 감소했다.

손해보험사의 이 같은 순이익 감소는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급증한 것이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영업적자는 1조6000억원을 웃돌아 전년 7237억원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지난해 3분기까지 130.9%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121.8%)보다 9.1% 포인트나 높다.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의 원인으로 비급여 진료비 증가와 백내장 치료 수술, 도수치료 등 과잉진료 등이 꼽힌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고객으로 부터 받은 보험료보다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그래픽=뉴시스

실적 악화는 대·중·소형사 가리지 않았다. 1위인 삼성화재는 순이익이 2018년 1조 707억원에서 지난해 6478억원으로 39.5%나 급감했다. 감소 규모나 감소율 모두 업계 최대였다.

이어 현대해상(-28.0%), DB손보(-27.9%), KB손보(-10.6%) 등 ‘손보사 빅4’ 모두 지난해 순이익이 감소했다.

유일하게 메리츠화재만이 지난해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는 순이익이 전년보다 28.4% 늘어난 3013억원을 기록해 KB손보(2343억원)와 현대해상(2691억원)을 제치고 업계 3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업계 전체가 손해율이 높아져 보험 영업이익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메리츠화재만 좋아진 것은 과거에 사둔 고금리 채권을 팔아 대규모 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롯데손보와 한화손보는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대규모 명예퇴직이 진행돼 매각 위로금, 명예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이 크게 늘어난 점도 실적 악화 배경이 됐다.

이처럼 손보업계는 적자 규모가 커지자 올해부터 가입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3년간 사고 이력이 있으면 자동차보험의 신규 가입을 거절하고 있다. 한화손보는 실손보험의 방문진단 심사 기준을 기존 41세에서 20세로 낮췄다. 기존에는 20∼30대는 서면 심사로 실손보험 가입을 받아줬다면 이제부터는 꼼꼼하게 따져보겠다는 의미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 모두 손해율이 높아 우량 고객을 선별해서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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