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인수 후보 우리금융은 불참... 사모펀드 손잡고 참여할 가능성은 남아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이민성 기자] 중견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KB금융과 대만의 푸본생명, 국내 대형 사모펀드들이 뛰어들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이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관심 있는 곳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는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매각 대상은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PIIH)가 보유한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다. 시장에선 매각 가격을 2조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예비입찰에는 KB금융지주와 대만의 푸본생명,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 등 5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르덴셜생명의 적격 인수 후보(쇼트리스트)는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그동안 생명보험 인수 의지를 밝혀왔다. 앞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지난 2015년 6월 옛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그룹 자회사로 안착시킨 바 있다.

특히, KB금융은 이미 생보사를 가지고 있지만 자산 기준 생보업계 10위권 밖이며,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금융에게 리딩금융 자리를 내주게 됐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품게 된다면, 자산 규모 13위 KB생명과 합쳤을 때 단숨에 업계 5위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해 지주 체계로 출범한 우리금융은 지속적으로 비은행 강화를 위한 보험사 인수 의지를 밝혀 유력 인수 후보로 점쳐졌지만,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의 순이익 중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이에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다만 최근 대규모 손실을 일으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판매 등의 여파로 인수전에 참여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우리금융 내부적으로 보험사보다 증권사 인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이번 예비입찰에 불참한 우리금융이 나중에 사모펀드와 손을 잡고 등판할 가능성을 점쳤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 우리은행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롯데카드 인수전 '깜짝' 참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은 1조3810억원에 롯데카드의 지분 79.83%를 취득했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지분 60%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고, 우리은행은 약 20%의 지분을 보유한 롯데카드의 2대주주가 되면서 결론적으로 승자가 됐다.

푸본생명은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우리금융의 지분을 사는 등 국내 금융회사들에 관심을 보여 왔다.

사모펀드 가운데 MBK파트너스는 옛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한 뒤 신한금융에 팔아 2조 원이 넘는 매각 차익을 거둔 바 있다.

한편,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자산이 20조1938억원으로 업계 11위 생보사다.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은 505.13%로 업계 1위이며 수익성 역시 좋아 ‘M&A 대어’로 평가받는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며,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은 150%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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