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정현민 기자] 한국투자증권(정일문 대표)이 그야말로 난타당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각종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사업마다 구설수에 오르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금융당국의 종합검사 대상에 오르기도 하고 과태료 처분까지 받는 등 5중고를 겪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한국투자증권에 '수난시대'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로 독립한 후 성장가도를 달려왔던 한국투자증권이 이제서야 성장통을 앓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잇따른 구설수에 또 다른 악재가 터졌다. 9일 국세청이 영등포구 소재 본사에 세무조사를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투 직원과 증거인멸 시도?

지난 6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도중,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기소됐다. 자신의 사무실 pc 본체에 무언가 들어있는 것 마냥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 모씨와 pc를 반출하려는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 

검찰은 이들의 증거인멸 우려가 존재하다고 판단, 다음날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 씨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3일 동양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CCTV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김 씨를 불러 조사했다. 지난 5일엔 김 씨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조국 후보자 가족의 자산을 관리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학교 업무와 피고발 사건 법률 대응을 위해 PC 사용이 필요했고, 자료를 삭제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는 없었다"며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각종 수사 선상 핵심에..과태료 처분도

검찰은 지난 7월 말 경기도 과천 코오롱 본사에서 고관절염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상장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사와 제조사 코오롱생명과학, 허가를 내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상장 주관사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을 압수수색 한 것이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코오롱 측이 인보사2액에 종양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가 포함된 것을 알면서 허위자료를 제출해 허가를 받아 판매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허위자료를 바탕으로 허가한 뒤 코오롱생명과학 상장을 통해 부당이득을 취한 의혹들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한투증권의 수난은 이뿐만 아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 말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부당 대출한 혐의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에 과태료 5000만원을 부과했다.

금융위는 한국투자증권이 특수목적법인(SPC)에 대출한 발행어음 자금이 실질적으로 특수목적법인(SPC)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최 회장에 쓰인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베트남 현지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제한 위반 과징금은 32억원을 내기로 했다.

금융위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종투사가 단기금융 업무로 조달한 자금을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로 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한국투자가 개인과 SPC간 TRS 계약 구조를 이용해 실질적으로 개인에게 신용공여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중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명계좌들이 개설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등 4개 증권사에도 과징금 부과대상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발견되지 않았던 이 회장의 차명계좌 427개 중 금융실명법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9개 차명계좌가 그 대상이다.

금감원 검사 결과, 9개 계좌에는 금융실명제가 시행된 1993년 당시 22억원 상당의 금액이 예치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역할은 실명 전환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통보하는 것이며, 실명 전환 여부와 이를 실행하는 방법은 이 회장 측이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5일 검찰이 한국투자증권 영등포PB센터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사모펀드 관련 압수수색 중인 가운데 현장에 취재진들이 몰려있다. 사진=뉴시스

코웨이 매각 첩첩산중

한국투자증권이 웅진코웨이 매각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인수후보자들 대다수가 인수전에서 뒷걸음질 치면서 매각의 어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서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SK네트웍스, 중국 하이얼, 칼라일, 베인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수후보를 더 찾기 위해 본입찰 일정을 당초 예정된 8월말에서 9월말로 연기했으나, 추가적으로 인수의향을 밝힌 곳이 선뜻 나서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코웨이는 M&A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는다. 다만 현재 매각 주관사 및 인수주관사 등이 제시하는 수준의 금액대가 맞지 않아 향후 적정가를 두고 딜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