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證·JB자산, 호주서 3200억 부동산펀드 손실 위기..자금회수 주력하겠다 "아직 특별히 드러난게 없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사진=JB금융

[민주신문=정현민 기자]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이 계열사의 투자손실 위기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룹 회장 취임 전 맡아왔던 JB자산운용에서 3200억원 규모의 해외 부동산 펀드가 손실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KB증권이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운용사인 JB자산운용이 호주 업체인 LBA캐피털 측에 대출해주는 사업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JB자산운용이 운용사였다는 점에서 이번 호주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부동산 펀드, 손실 위기 

사건의 발단은 호주에서 시작됐다. 6일 KB증권과 JB자산운용에 따르면 'JB호주NDIS펀드'의 대출 차주인 호주 LBA캐피털이 대출 약정 내용과 다르게 자금을 집행해온 사실이 최근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KB증권과 JB자산운용은 곧바로 해 투자금 회수 및 법적 대응에 들어갔다.

문제의 부동산 펀드는 호주 현지 투자회사인 LBA캐피털이 호주 정부의 장애인 주택 임대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다. 호주 장애인 주택 임대사업자로 선정된 LBA캐피털은 대출받은 자금으로 아파트를 매입한 뒤 리모델링 해 장애인에게 임대해주고,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임대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해주기로 했다. 2년4개월 만기까지 약 4~5% 정도 수익이 예상되는 사업이었다.

KB증권은 JB자산운용은 해당 사업에 투자를 위해 펀드를 구성하고 이 펀드를 지난 3~6월 개인·법인 투자자에게 3264억원 판매했다. 전체 투자자 수는 약 160여명, 기관 투자자는 2360억원, 법인·개인은 904억원이다.

그러나 호주 사업 주체인 LBA캐피털이 대출 약정과 다른 허위 문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이 뒤는게 확인되면서 문제가 커졌다. 

LBA캐피털이 정부가 지정한 매입 대상 아파트를 사지않다가 6월 말부터 7월 중순께 매입에 들어갔는데, 원래 구매하려했던 아파트가 아닌 임의로 투자대상을 바꿨기 때문이다. LBA캐피탈은 이와 관련 당초 매입하려던 부동산의 가격이 많이 상승하고, 리모델링하는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임의로 투자 대상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KB증권과 JB자산운용은 금융당국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투자금 회수 절차에 착수했다. KB증권 측은 투자액에서 2015억원은 현금으로 회수해 국내로 이체까지 완료하고 882억원 상당의 금·부동산은 호주 빅토리아주 법원 명령으로 자산이 동결된 상태라고 밝혔다.

또 보유 현금과 소송을 통해 강제집행이 진행되면 투자금의 최대 89% 정도 자금 회수가 된다고 덧붙였다.

JB자산운용. 사진=홈페이지 메인

김기홍 회장에 불똥?

KB증권과 JB자산운용이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 손실가능성은 여전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특히 자산운용 책임을 맡은 JB자산운용의 부담감이 높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JB자산운용과 KB증권의 파트너십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곳의 연결고리로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관료 출신인 김기홍 회장은 1999년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원장에게 발탁되는 등 이헌재 사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로 관료 생활을 마친 김 회장은 가장 먼저 KB국민은행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KB금융그룹과의 인연을 맺었다.

이후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은 2006년 김 회장을 영입해 수석부행장 겸 전략그룹 부행장 및 지주회사 설립기획단장을 맡기기도 했다.

JB금융그룹과의 인연은 2014년 JB금융지주가 '더커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김 회장은 같은해 연말 JB자산운용에 부임해 사업을 추진, 2015년 흑자전환에 기여했다. JB자산운용은 이후 2014년 7000억원에 불과했던 총 운용자산(AUM)을 올해 상반기 기준 6조3000억원까지 늘리는 등 회사를 튼실하게 키워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역량을 인정받아 JB금융그룹 2대 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JB자산운용이 이번 부동산 사기에 휘말리면서 김기홍 회장의 업적에도 불똥이 튀었다. 김 회장이 재직 당시에 이 사업을 도맡았기 때문이다.

JB자산운용 관계자는 KB증권 측의 구상권 청구 및 회사 책임 여부에 대해 "양사가 채권 회수에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 일단 회수에 주력하겠다. 아직 특별히 드러난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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