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정현민 기자] 케이뱅크가 자본확충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심성훈 행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임에 성공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바람이 부느냐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결국 성패는 자본확충과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는 것인데, 남은 임기 동안 회사의 재무건전성 향상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임원추천위원회의 공정한 결정에 은행장이 선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반기 순손실..자본확충에 '좌불안석'

22일 우리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케이뱅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409억1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순손실(395억원)보다 3.5% 늘어 올해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중순께 27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 5051억원까지 확충했지만 경영상 턱없이 부족했다.

지난 2017년 4월 출범한 케이뱅크는 사업 초기부터 자본확충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보통 회사는 첫 개업을 시작하면 흑자가 어렵듯이 케이뱅크도 출범 초기부터 위기에 직면했다. 은행업의 특성상 장비, 인건비 등 지출이 많고 은행은 예금 및 대출을 실행해 예대마진과 보험 등으로 비이자수익을 내야하지만, 지난해부터 유상증자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와함께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 추격까지 당했다. 올해는 핵심 주주인 KT가 담합 협의가 적발돼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겼다. 

이에 유상증자의 구원투수로 DGB금융지주가 거론되면서 기대감이 한층 올랐으나 최종적으로 불참하기로 결정되면서 케이뱅크는 좌불안석이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규모 유증하기 위해 신규 주주사들과 협의해왔다. 여러 안 중에 DGB금융지주와 논의를 했다. DGB 측에서 인터넷은행 투자보단 자체적으로 사업 확장을 하는게 맞다고 판단, 증자에서 발을 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안 중에 DGB금융은 하나였고, 이제 우리은행과 KT, NH투자증권 3대 주주를 포함해 다른 주주사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연임이냐, 새바람이냐

KT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다른 기업의 주주들이 케이뱅크에 투자를 하겠다고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자연스레 KT내부 출신 임원들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내부에서 새 주주가 등장한다면 케이뱅크에 임추위 입김이 작용해 행장자리부터 이사회까지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심성훈 행장의 연임은 결국 자본확충과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는 길이 선과제로 여겨진다. 경영의 성패에 따라 연임에 한발짝 다가설 수 있는 시각이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적자가 심 행장의 탓은 아니라며 두둔하기도 한다. 심 행장은 오픈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구현에 경험과 전문성을 두루 갖췄다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KT·NH투자 등 다른 업종과 협업해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비대면 상품 확대로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의 공과도 인정받은 바 있다. 심 행장의 임기는 내달 23일 만료될 예정이다.

그밖에 케이뱅크 내에서 차기 행장으로 급부상하는 인물들이 몇몇 거론되고 있다. 정운기 재무관리본부장(부행장), 옥성환 경영기획본부장(전무)과 상무 직위인 안효조 사업총괄본부장, 김근식 위험관리본부장, 김도완 ICT융합본부장, 김주은 준법감시인 등이 차기 행장 후보로 오른 상태다.

임추위는 차기 은행장 후보를 압축한 '숏리스트'에 대해 논의 중이다. 차기 행장 윤곽은 심 행장의 임기 만료 전인 다음 달 9월 안에 윤곽이 들어날 전망이다.

케이뱅크 성과와 전략을 설명하는 심성훈 은행장. 사진=뉴시스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관건

KT는 금융위원회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은행 지분 초과 보유)를 의결을 해야 최대주주가 되거나 자본확충을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KT출신이거나 KT의 의견을 대변할 행장을 선출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업계의 또 다른 시각이다.

KT 출신을 전면 배제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KT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 임추위 사외이사들은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금융업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들의 입김에 따라 행장 선임이 결정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측은 사외이사들. 즉, 특정주주사들의 입김에 선임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행장 인선절차를 진행하는 임추위 사외이사는 성낙일·최승남·이헌철·홍종팔·최용현 총 5명이다. 이들은 우리은행, 한화생명, 농협 등 출신이다. 이들이 행장 인선에 공정한 선임을 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지난 3월 기준 의결권이 있는 케이뱅크 지분 구성을 보면 우리은행이 13.79%로 가장 많다. KT, NH투자가 각각 10%를 보유 중이다. 케이로스유한회사(9.99%), 한화생명(7.32%), 지에스리테일(7.20%)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행장 연임은 오는 9월 23일이며 임추위에서 이달부터 몇차례 회의를 진행 중이다. 행장의 임기가 얼마나 되고 누가 차기 행장으로 선임될지는 심 행장의 임기 전에 결정되고 최종 결정은 임추위가 내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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