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불안감 커져..정부, 운용사 메스 대나

한국투자증권.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정현민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독일 국채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고용보험기금 주간운용사 교체설에 휘말렸다. 이번 손실로 인해 고용노동부가 주간운용사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 위탁운용 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두 회차에 걸쳐 독일국채(10년) 금리 연계형 상품(DLS)에 투자해 투자 1년 만에 원금에 476억6000만원(81.6%) 손실을 냈다.

해당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 이상일 경우 5~6% 고수익을 내지만 금리가 하락하면 원금까지 손실을 보는 고위험 상품이다. 금리가 –0.1% 이하로 내려가면 원금의 20%가 손실이 나기 시작하면서 -0.5% 이하부터는 원금 전액을 날릴 수 있다.

고용부는 한투증권이 투자를 결정할 당시 지난해 7월 미국과 유럽에서 금리인상 흐름에 있었던 점과 최근 10년 내 독일의 금리가 마이너스로 하락한 사례가 극히 적었던 점(1회) 등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2월 이후 독일 국채금리가 급락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

한투증권은 금리가 하락하자 펀드 중도 매각 등을 검토했지만 금리가 수시 등락하고 만기 이전 매각시 10% 내외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한 점 등을 고려해 만기 상환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고위험 상품 투자에 나선 고용보험기금에 대해 기금평가에서 ‘우수’ 등급으로 평가받았다. DLS 손실은 지난달 확정되면서 평가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고용부는 고용보험기금이 지난달까지 2853억원의 수익을 거두고 DLS가 포함된 채권자산군에서 805억원의 수익을 내는 등 개별 상품으로 인한 손실에도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고용보험기금이 공적 자금인 만큼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바탕으로 운용한다는 점에서 투자 방식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더욱 문제는 주간운용사에 대한 책임과 선정과정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용부는 4년마다 성과 평가 등을 거쳐 주간운용사를 선정한다. 한투증권은 올해 주간운용사로 재선정돼 앞으로 4년간 고용보험기금을 운영하기로 했다. 위탁운용사 계약기간은 4년이나 매년 3월 운용성과를 평가해 계약 유지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손실에 따라 기금 운용사 선정 과정과 투자 의사 결정 체계에 메스를 대기로 했다. 또 투자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주간운용사와 개별 펀드 운용사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러한 관리감독 강화에 주간운용사의 중도 교체설이 흘러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용보험기금 손실이 투자자들에게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정부의 위탁운용사 재선정에 관심이 높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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