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본사 앞 규탄 결의대회 전개…“‘출혈꺾기’ 경쟁 중단하면 5000원 인상 어렵지 않다” 목소리 높여

울산 지역 레미콘 믹서트럭 근로자들이 3일 서울 송파구 한라엔컴 본사 앞에서 레미콘 운송비를 인상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울산 레미콘 믹서트럭 근로자들이 서울로 상경해 레미콘 운송비를 올려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소속 믹서트럭 운전기사 400여명과 관련 노동자들은 3일 서울 송파구 한라엔컴과 중구 쌍용양회 본사 앞에서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울산지역에 공장을 둔 레미콘 본사를 상대로 레미콘 운송비 5000원 인상을 촉구했다. 현재 1발당 4만5000원인 레미콘 운송비를 5만원으로 올려달라는 요구다. 여기서 한발은 레미콘 공장에서 건설현장까지 1회 레미콘을 운송하는 단위를 지칭한다.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은 울산 지역 레미콘 믹서트럭 1대당 한 달 평균 60발~65발 밖에 회전하지 못하는 실정 때문이다. 경기가 좋았을 때는 평균 400발~500발 정도 일감을 받았지만 현재는 그것의 20%도 채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기름값 지원을 제외하고 차량 수리비와 차량 감가상각비 등의 자비 부담을 고려하면 실제 가져가는 돈은 많아야 300만원 안팎. 기존 1발당 4만5000원의 운송비로는 4인 가족 먹여 살리기에 턱 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울산건설기계지부 노조는 울산 지역 레미콘 제조사들이 시멘트값과 골재값은 인상하면서도 레미콘 운송비 인상은 물량 감소와 레미콘사의 생산 원가 등을 이유로 거부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 원인으로는 울산 지역 재벌 대기업의 납품 단가 후려치기와 레미콘사의 출혈 덤핑 경쟁을 부추기는 것을 꼽았다.

울산 지역 레미콘 믹서트럭 근로자들이 3일 서울 중구 쌍용양회 본사 앞에서 레미콘 운송비를 인상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허홍국 기자

집회 연사로 나선 장현수 울산건설기계지부장 이날 한라엔컴 본사 앞에서 “5000원에서 1원도 깎아줄 수 없다고 레미콘 회사에 얘기하자 사측은 일방적이라 싫다고 했다”며 “인상 요구안은 레미콘 믹서트럭을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상 폭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국 한라, 쌍용공장 16곳으로 (연대 투쟁이)확산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도 밝혔다.

김봉현 건설노조 레미콘 조직위원장도 같은 자리에서 “레미콘 제조사들은 현재 책정된 운송비가 많다고 주장한다”며 “시멘트비와 골재값은 말 안 해도 인상해주면서 레미콘 운송비는 인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영빈 울산기계건설지부 레미콘지회장은 레미콘사들의 출혈꺾기 경쟁을 중단하면 운송비 인상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최 지회장은 이날 오전 한라엔컴 본사 집회에서 " ‘출혈꺾기’ 경쟁을 중단하면 5000원 인상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정상적인 납품 단가를 받고 건설경기 핑계를 되지 말라”고 말했다. 최 지회장에 따르면 울산 현대차, 현대중공업 본사와 계약한 레미콘 납품 단가는 협상 적정 단가 대비 70% 수준이다.

울산지역 레미콘사는 2곳이다. 한라엔컴과 쌍용양회다. 한라엔컴은 총 3개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고 그 나머지 1개는 쌍용양회가 맡아 운영 중이다.

집회 참가 레미콘 근로자들이 3일 오후 비정규직 철폐 전국 노동자대회에 합류하기 위해 쌍용양회 본사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허홍국 기자

상경 집회 참가 레미콘 근로자들은 한라엔컴 및 쌍용레미콘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가진 뒤 비정규직 철폐 전국 노동자대회에 합류했다.

물론 일각에서 운송비 인상이 무리한 요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울산지역 레미콘 물량이 건설 일감 감소로 줄어들었고, 올해 상반기 믹서트럭 인상 협상이 마무리 된 만큼 인상 요구 시기가 빠르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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