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국 부사장, 지주사 BGF 지분 약 10% 사들여...상속세 부담에 현금 증여 후 지분 확보 방식 선택

편의점 브랜드 CU를 운영하는 BGF그룹이 3세 경영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홍정국 부사장(사진 오른쪽 두번째)은 지난 16일 부모님인 홍석조 회장 내외로부터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지분을 사들였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기자] 삼성그룹의 사돈그룹으로 잘 알려진 BGF그룹(옛 보광그룹)이 3세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BGF그룹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의 남동생인 홍석조 회장이 경영 중인 회사로 편의점 브랜드 'CU'를 운영 중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GF그룹의 지주사인 BGF는 지난 15일 홍석조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부사장이 부모인 홍석조 회장과 부인인 양경희 여사로부터 각각 BGF지분 9%(857만9439주)와 0.51%(48만7578주)를 주당 7610원(총 690억원)에 시간외매매로 사들였다. 이 거래로 최대주주인 홍 회장의 지분은 5354%로 줄었으며, 홍 부사장은 10.33%로 보유 지분을 늘렸다. 

금융권에서는 BGF그룹이 주가가 낮아지면서 승계타이밍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BGF의 주가가 신저가 수준까지 하락하자 3세 경영인인 홍 부사장이 부모로부터 지분을 사들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직접 지분을 받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증여세 할증을 피하기 위해 현금을 증여받은 후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을 택한 점이 눈길을 끈다. 

현행 법에 따르면 BGF그룹은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된다. 최대주주 지분이 50%가 넘기 때문에 증여를 할 경우 증여세가 30% 할증된다. 최고 증여세율인 65%가 적용되는 셈이다. 결국 할증된 증여세보다 현금 증여세와 양도세, 그리고 증권거래세를 내는 것이 덜 부담스러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버지인 홍 회장에 이어 주요주주로 등극하게 된 홍 부사장은 미국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산업공학 석사와 와튼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거쳤다. 국내 귀국 후에는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하다 2013년 그룹에 합류했다. 현재 BGF 전략부문장과 계열사인 BGF리테일의 경영지원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BGF그룹이 2017년 말부터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승계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BGF 측은 "이번 지분 취득으로 책임경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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