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R&D 투자가 매출 1조원대 돌파 견인…차세대 경제 이끌 산업군 부상

사진=한국콜마, 코스맥스 홈페이지 캡처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조선과 자동차 등 중후장대 산업이 고도의 성장기를 거친 뒤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Original Development & Design Manufacturing)업계가 주목 받고 있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바이오 등 신사업이 경제 주축으로 올라선 가운데 그에 못지않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관련업계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지속적인 성장 비결에 관심이 모인다.

이 같은 관심은 올해 1분기 산업별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핵심 축 중 하나인 반도체 산업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고, 정유화학과 철강 등 대부분 산업분야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는 등 마찬가지였다. 이동 통신사 등 일부 산업 분야만 호(好) 실적을 냈다.

반면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아직 1분기 실적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관련업계 및 증권가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증권가는 올해 1분기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영업이익 증가율을 90%대와 50%대로 각각 점치고 있다.

그렇다면 ODM 양대 산맥의 꾸준한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관련업계에서는 R&D(Research and Development)의 힘을 꼽는다. 전체 인력의 약 25% 이상이 연구 인력이고, 연간 매출액의 5%이상을 R&D에 지속 투자하기 때문이다. 또 이에 따른 품질관리와 생산대응 능력도 성장 비결 중 하나로 분석된다.

한국콜마 강점은 기초ㆍ기능

우선 관련업계 1위 한국콜마는 화장품 업계 최초로 국내에 ODM 방식을 정착시키고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국내 ODM 시장은 현재 약 2~30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데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가 전체 시장의 50~60% 점유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콜마 선두 비결은 R&D투자다. 매년 전제 매출의 약 5~6%를 R&D에 투자하고, R&D 인력도 전체 직원의 33% 가량 된다. 이는 관련업계에서 일정한 체격을 갖춘 업체 중 최고 수준이다.

한국콜마는 R&D에 힘입어 지난 2013년 국내 업체 최초로 SUN제품의 미 FDA인증을 받는 등 기초ㆍ기능성 화장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1월 천연 발효 초미세 마이크로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하고, 지난해 12월 피부 개선 특화 전달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낸 것도 R&D와 무관하지 않다. R&D 투자의 힘은 지난해 8월 천연유래 미백ㆍ주름 개선 화장품의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품질 관리 측면도 관련업계 최초로 식약처 지정 CGMP(Cosmetic Good Manufacturing Practices)와 국제기준 CGMP인 ISO22716를 인증받아 최고 수준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세종사업장을 비롯해 10곳, 해외에서는 중국 북경과 캐나다, 미국 등 4곳의 사업장을 운영 중이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총 200여개 고객사와 거래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올 1분기 호 실적 예상의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달리 보면 기업 체력이 강한 셈이다.

한국콜마 지난해 실적은 매출 1조3579억원, 영업이익 9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매출은 전년 대비 65.3%, 영업이익은 34.3%씩 각각 증가한 것이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고객사 사진=각사 홈페이지

코스맥스 글로벌 생산 능력 주목

관련업계 2위이자 뒤를 바짝 쫓는 코스맥스 성장 비결도 R&D다. 코스맥스 역시 전체 인력의 25%가 연구개발 인력이고, R&D 투자도 연간 매출액의 5%이상이다.

코스맥스는 이 같은 체격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한국 전통의 향(香)을 개발하고, 같은 해 6월에는 세계 최초로 사람 피부에서 항노화 유익균을 찾는 성과를 얻었다.

이에 앞선 2013년엔 기존 알부틴 보다 약 100배 정도의 우수한 미백 효과를 나타내는 미백 화장료 조성물 특허를 낸 바 있다.

여기에 R&D 각 분야별 전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 부문을 2011년 판교 이노밸리로 이전하며 코스맥스 R&I 센터로 확대 개편하기도 했다.

코스맥스 장점은 최고 수준의 화장품 제조 기술에 더해진 글로벌 생산 능력이다. 코스맥스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태국 방콕, 미국 오하이오와 뉴저지 등에 고객사가 주문한 제품을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이 때문에 코스맥스 고객사는 국내외 600여 개 곳이다. 해외 브랜드로는 랑콤, 로레알, 벨라 코스웨이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브랜드는 LG생활건강, 더 페이스 샵, 미샤, 토니모리, 유한킴벌리, 셀트리온, 동국제약, 올리브 영 등이 꼽힌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기저에는 이 같은 체력이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맥스 지난해 실적을 보면 매출은 전년 대비 42.5% 증가한 1조2579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9% 성장한 523억원을 거뒀다.

현재 코스맥스는 해외 개척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2004년 중국 상해에 코스맥스차이나를 설립한데 이어 2014년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 공장을 준공한 뒤 가동 중이다. 현재 자카르타 공장은 이슬람 문화권을 고려해 할랄 인증 받아 운영되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ODM 차세대 경제 이끌 산업군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R&D에 힘입어 해외 명품 반열에 오른 화장품을 고객사로부터 주문받아 생산해 공급하고 있어 향후 차세대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갈 산업군으로 부상될 가능성이 크다.

단적인 예가 올 1분기 일부 산업 분야를 제외한 실적 부진 속에서도 ODM기업으로서 정주행하는 것을 들 수 있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연간 매출액의 5%이상씩 R&D투자해 기술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향후 성장에 긍정적인 요소다. 양사는 2016년 한국 R&D투자 비율인 4.23%보다 많이 기술 경쟁력 확보에 투자 중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