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정유사에 맞서 유류 소비자 권리 지속 확대”

 

 이태복 국민석유회사 상임대표

기름값을 지금보다 20%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민석유회사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이태복 상임대표는 구체적인 로드맵으로 유류 소비자를 대상으로 1인 1주 갖기 운동 등을 통해 초기 설립자금 1천억원을 마련한 뒤 소비자가 중심이 된 국민석유회사를 출범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저유황 시베리아·캐나다산 원유를 도입하고 정제·운송 과정의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기름값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준비위측의 설명이다. 우선적으로 유류세 인하가 아닌 석유유통시장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름값 인하의 해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당장 여론의 반향은 뜨겁다. 특별한 홍보 없이 인터넷 약정은 홈페이지(www.n-oil.co.kr)를 통해 236억(6월 29일 기준)을 돌파한 상태다. 이태복 상임대표는 “그동안 기름소비자들이 겪은 고통과 분노가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7월 중순까지 시도준비위원회 등 전국적인 조직을 완료해 국민석유회사 설립 작업의 기초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석유회사의 성공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최소 1조원이상은 있어야 가능한 사업”이란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우리가 목표(1천억)로 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자본을 갖고도 단지 소비자를 위한 기름값 인하에 실질적인 효과를 낸 사례도 얼마든지 있었고 당시에도 4대 메이저의 전방위적인 견제는 상당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영업활동은 국내 4사가 하지만 실제 뒤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국제적인 원유 메이져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GS칼텍스는 미국 칼텍스와 50:50 에스오일은 중동자본임을 두고 하는 말이다. 독과점 시장에 안주해온 정유사가 이렇게 많은 돈을 벌었으면 고통받는 국민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기여가 있어야 하지만 정유사는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다음은 이태복 국민석유회사 대표와의 일문일답.

석유유통시장 구조적 문제 개선 통해 기름값 인하 충분히 가능
지난 7년간 5대 거품 빼기 운동 통해 전국적 여론 수렴 가능성 타진 
지자체 4곳과 인프라 협의, 부정적 시선에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해야”

-국민석유회사 설립은 언제부터 준비해 왔나. 

“하루 아침에 나온 안은 아니고 지난 7년간 ‘5대 거품빼기 운동’을 해오면서, 기름값 인하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해왔다. 지식경제부 앞에서 1인시위도 하고 ‘선거 때만 민생의 첨병 역할을 자임하는 정치권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반응이 없는 의원들도 태반이었다. 정부와 정치권이 구조적인 문제점을 전혀 손대려고 하지 않았다.
국민석유회사 출범을 두고 전국적으로 12곳에서 여론을 수렴하고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국민석유회사 출범을 삐딱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문가 그룹은 그쪽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과제가 무겁고 말처럼 쉬운일은 아니라고 판단해서 시기를 좀 늦출 생각도 있었지만 워낙 국민들의 생활이 어렵고 회사설립과 관련 격려 해주시는 분들의 열망이 높아 국민석유회사 준비위를 발족시켰다.”

-4대 정유사 과점체제의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대통령도 기름값이 묘하다’라고 말했지만 요지부동이었고 유통구조 개선 부분은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되는 분위기다. 대책을 마련해서 안을 올리는 참모들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매번 과거의 재탕, 삼탕 정책만 되풀이 한다.
화물연대의 파업도 일정부분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다. 생계형으로 1톤, 2톤 화물차를 몰고 있는 사람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상태다. 운행하면 할수록 손해라는 말도 기름값이 주된 원인이다.  
4대 정유사는 수십년간 과점체제에 있으면서 국제 유가가 떨어질 때는 미적 미적 최대한 늦추고 올릴 때는 발빠른게 움직인다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가 태반이다. 정유사는 환율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한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비대칭성이 발생한 경우도 상당수로 이를 최대한 완화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영업이이율이 낮다고 정유 4사는 항변하지만 이들이 1년에 거둬들인 이익이 5조5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정유사의 가격결정방식은 국제제품가 방식을 따르고 있는데 전체 거래량의 5∼7%밖에 차지하지 않는 싱가포르 현물가를 국가 기준으로 삼는 엉터리 제도도 문제다.”

-1600만 차량 소유자가 1인 1주 갖기 운동을 통해 자본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상황은 어떠한가.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예상보다 여론의 반응이 뜨겁다. 우리나라의 국민의식은 상당한 수준이다. 실현 가능성이 적었다면 무관심으로 일관했을 것이다. 목표 수치에 빨리 도달 할 것으로 전망되고 연말까지 예상했던 계획을 앞당겨 동시다발적으로 속도전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정부에 정책자금 지원을 요구할 것이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대기업과 정부의 봉 노릇을 하지 않겠다고 십시일반으로 나서서 이렇게 하는 사업에 대기업은 정책 자금 받아도 되고 이쪽은 안된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4대 정유회사의 견제도 예상되는데
“1천억의 자금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사람들에게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을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현재 상황과 다르긴 하지만 SK도 300억이 안되는 자본, 3만 5천배럴로 시작했고, 정부의 정책 자금 받아서 시설투자 했다. 
여론을 호도하는 일도 다반사다. 5대 거품 빼기 할 때, 기름값 논란이 일때마다 이들은 유류세가 낮춰져야 한다고 정부측의 책임론만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자신들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일정부분 정유사의 논리에 익숙해져 있는 부분도 있다.”  

-인프라는 어떻게 구축할 계획인가. 
“안정성도 중요하고 항구도 필요하다. 원유를 끌어온 뒤 저장탱크도 있어야 하고 저유황 원유 정제시설도 갖춰야 한다. 부지가 확보된다고 할지 라도 환경영향 평가도 받아야 한다. 이미 지자체 4군데가 투자유치를 요청하고 있는 상태로 이 부분도 검토를 하고 있다.
준비위 산하에 경영위원회와 기술위원회를 두고 경영전략과 원칙 및 향후 계획을 준비하고, 석유와 대체에너지, 환경문제 등에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 기구들은 기존 정유사들의 방해가 우려돼 비공개로 운영할 계획으로 때가 되면 공개할 것이다”

-정부측의 반응은 어떠한가. 
“정부측의 입장을 우리가 먼저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기자들이 국민석유회사와 관련된 질문을 한 것을 짚어보면 요건만 갖춘다면 허가 안해 줄 이유는 없다고 하는 것 같다.
형식은 신고제로 되어 있지만 사실상 허가제나 마찬가지로 진입장벽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대기업들도 그동안 진출을 망설였던 만큼 쉬운 시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6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공공운수노조·연맹과 공무원노조 주최로 열린 ‘공공운수, 공무원 노동자 공동투쟁 돌입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유류세 인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유류세는 간접세다. 국민들이 세금내는줄 모르고 이 비용을 내는데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내수경기를 침체시키는 원인이다. 기름값이 가계비용에서 상당한 비용을 차지하는 가구의 경우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소비여력이 줄어들면서 국내 경기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유류세 명목으로 1년에 26조원 이상 거둬들인다. 유류세를 인하할 경우 세수 확보에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유류세 인하정책을 통해 서민들의 생활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또 다른 소비진작 효과는 물론 복지정책으로 해석할 여지도 다분하다.
대선 시즌을 맞아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소득의 불균형을 해소하겠다.’ ‘분배가 어떻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안이 된 경우는 과거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극히 드물었다. 국민석유회사가 일정궤도에 오른 후에 우리도 이만큼 원가 절감했으니 정부도 고통분담에 나서라고 요구할 생각이다.”

-50%에 달하는 유류세를 건드리지 않고는 기름값 낮추기가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더불어 양질의 그리고 지속적인 공급이 중요할 것 같다. 
“중동산 원유는 수송과 정제과정에 30일이 넘게 소요된다. 캐나다의 경우 아직 파이프 라인이 태평양 쪽으로 오지 않았지만 시베리아 것은 블라디보스톡항 쪽으로 나와 있다. 28만∼30만 배럴 정도 확보할 수 있고 근거리라는 강점에 중동산은 중질유라서 촉매과정이 많이 들어가지만 저유황 원유는정제 비용을 단순히 해서 비용 절감을 할 것이다.
그리고 국제시장엔 10%싼 원유도 많이 있다. 원가 절감은 여기에만 국한 하는 것은 아니고 종합적인 석유화학사업을 통해서도 다방면의 노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국가 차원에서 볼 때는 안정적인 기름 공급도 중요하기 때문에 중동산 기름도 써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4대 정유사가 하면 되는 것이다.”

 

지난 6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프레이저 스위츠 호텔렝서 열린 국민석유회사 및 준비위원회 기자회견

 

 

 
 이태복 국민석유회사 상임대표는 1950년 충남 보령 천북 출생으로 1971년 대학 2학년 때 반독재 민주화운동으로 제적돼 강제입영. 군복무를 마친 뒤 용산 시장의 지게꾼을 거쳐 구로, 부평, 포항, 부산 사상공단 등 전국 각지에서 현장경험을 했다. 노동운동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그는 이후 도서출판 광민사를 설립하고 20여권의 노동서적을 출간했다. 그중 ‘노동의 역사’는 80년대 대학생과 노동자들에게 ‘바이블’로 불리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70년대 전국민주노동자연맹을 결성 전국민주학생연맹과 연계해 노동운동에 힘을 쏟던 와중에 전두환 정권 시절 수괴로 지목 사형구형에 무기형을 언도받고 1평 남짓한 독방에서 7년여의 옥고를 치렀다.

1986년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올해의 양심수’로 선정, 국제적인 석방운동이 일어났고 고(故) 윤보선 전 대통령과 김수환 추기경, 박형규 목사, 명진 스님 등 각계 인사들의 석방노력으로 1988년 10월 석방되고 같은해 12월 특별사면 복권됐다. 출소 이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상임집행위원 겸 편집실장을 맡았다. 
고(故)김수환 추기경은 그를 두고 “참으로 사람답게 사는 길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찾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2001년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으로 입각, 공무원노동기본권, 비정규직 보호, 주5일제 도입, 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정책마련, 복지제도의 내실화에 노력하였으며, 2002년 보건복지부장관에 취임하여 복지제도의 내실화, 건보재정의 안정화, 예방보건체계의 강화, 국민건강종합대책 촉진, 약가정책의 합리적 개선 등에 노력했다.

그는 국민석유회사 준비 이전부터 5대거품빼기 범 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로 기름값, 휴대폰, 카드수수료, 약값 등의 인하운동과 더불어 노인틀니를 건강보험에 적용시키는 운동을 벌여 왔다. 사단법인 인간과 대지 이사장으로 결손가정, 독거노인, 장애시설, 노숙인 쉼터, 등 어려운 이웃을 돕고 해외동포에게 한글책 보내기, 북녘동포, 제 3세계에 의약품 및 생필품 지원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최근 대법원(주심 이인복 대법관)이 1980년대 초 군사정권 시절의 대표적인 공안사건으로 꼽히는 이른바 학림사건과 관련 이태복(전 복지부장관) 외 2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심법원인 서울고법의 판결을 그대로 인정해 무죄를 확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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