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디큐브시티 개발 후 재무위기 겪어...자산매각·사업재편 통해 부채비율 확 낮춰

대성그룹의 주력계열사 대성산업은 지난 2007년 구로구 연탄공장 부지를 복합쇼핑몰로 개발하는 '디큐브시티' 사업 과정에서 글로벌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한때 부채비율이 1만%를 넘어서는 등 큰 위기를 겪었지만, 10여년간의 혹독한 구조조정 끝에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사진=디큐브시티 제공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에너지 전문기업 대성그룹이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몇년새 투자자들에서 외면 받아왔던 대성산업의 주가가 올해 들어 5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여년 동안 혹독한 구조조정을 진행한 끝에 지난해 대성산업이 흑자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고 1만2713%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이 단 4년만에 142%로 줄어들면서 기사회생, 환골탈태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성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하며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의 적자행진을 멈추고 흑자로 돌아섰다. 순손실 역시 68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에는 영업이익은 물론 순이익도 모두 크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대성산업의 올해 예상영업이익으로 274억원을 제시했으며,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 역시 15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대성그룹이 다시 도약의 날개를 폈다는 평가다.

재계에서는 대성그룹의 부활을 주목하고 있다. 대성그룹 역시 2006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오랜시간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특히 부채비율이 급등하면서 그룹분해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곡절이 많았다.

안정적인 사업구조로 알짜배기란 평가를 받았던 대성그룹은 2007년 신도림의 연탄공장 부지를 복합쇼핑몰로 개발하면서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바로 '신도림 디큐브시티'다. 개발 초기만 해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다. 2008년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미분양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니드'를 통해 진행한 아파트사업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이 우발채무로 변신해 대성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그 결과 대성산업은 2012년 차입금만 1조7902억원에 달했다. 2014년에는 부채비율이 1만2714%까지 치솟으며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결국 대성그룹은 자산매각과 사업구조 개편 등 혹독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2011년 서울 인사동 사옥을 1384억원에 매각했으며, 2012년에는 디큐브시티 오피스를 1440억원에, 2014년에는 대성산업가스 지분 60%를 4200억원에 매각했다. 이밖에도 경기도 용인의 부동산을 3488억원에 넘겼으며, 디큐브시티 백화점도 2650억원에 매각했다. 이어 지난 2017년에는 대성합동지주를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피나는 구조조정 끝에 대성산업의 부채비율은 쭉쭉 둘어들기 시작했다. 2조원에 가까웠던 차입금은 지난해 말 3600억원으로 줄었으며, 1만%를 넘어섰던 부채비율 역시 142%로 개선됐다.

증권가에서는 대성산업의 재무여력이 개선된 만큼 이제 실적만 뒷받침 되면 다시 부활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당한 수준의 자산들을 매각했지만, 아직도 매력적인 자산을 보유 중이란 점을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대성그룹이 에너지 생산·유통, 관련기기 제조·부품·소재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유지하고 있어 성장동력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성그룹은 디큐브시티 개발 이후 곧바로 터진 글로벌금융위기로 상당한 부침을 겪으며 혹독한 구조조정을 견뎌왔다"면서 "이 과정에서 체질이 개선됐고, 에너지와 관련해 독자적인 사업구조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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