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추락사고 여파 전체 매출의 50% 이상 생산 군산공장 가동 중단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내부 전경. 사진=세아베스틸 특수강 제품 카탈로그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철강업계가 연초부터 중대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세아그룹도 빗겨가지 못했다.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에서 근로자가 추락사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바쁜 걸음을 잡았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특수강 업체인 세아베스틸이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 발생으로 군산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는 지난 9일 오후 9시 12분께 대형압연팀 직원 A씨가 제품검사대에서 검수 작업을 하던 중 7m 아래 지하로 추락해 숨졌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중대재해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안은 현재 산업재해 관리감독기관인 고용노동부 군산지청이 인지하면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측에 전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고, 경찰과 함께 사고 당시 공장 내 안전수칙 등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을 조사 중에 있다.

공장 가동 재개 여부는 안전 조치가 마무리된 후 고용노동청의 확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수일 넘게 걸릴 전망이다.

갈 길이 바쁜 세아베스틸은 이번 사고로 해외 시장 공략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곳이자 글로벌 특수강 전초기지로서 역할도 공장 가동 중단으로 멈췄기 때문. 군산공장 매출은 지난해 세아베스틸 매출액 3조2781억원의 50.89%를 차지한 바 있다.

게다가 글로벌 시장 외연 확대에 속도를 내야 하는 시점에서 군산공장 가동 중단은 세아그룹 입장에서도 뼈아픈 부분이다. 현대제철이 지난해 특수강 시장에 진입하면서 일부 국내 특수강 물량을 빼앗긴데다가 전방 사업 부진으로 수요도 부족한 탓이다.

이처럼 세아베스틸은 시장 상황이 변화하자 ‘해외시장 공략’이라는 카드를 꺼냈고, 이를 군산공장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세아베스틸 특수강은 자동차, 베어링, 산업기계, 조선, 에너지 산업 등 분야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산업 부문이 침체하거나 오히려 역성장하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생산량 기준으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TOP 5를 기록한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고, 국내 조선업은 올 1분기 들어 주춤하면서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줬다.

이와 관련 세아그룹 측은 안전사고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현재 고용노동부의 세부 경위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구체적인 사실은 조사결과가 나온 이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사고 재발 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아그룹 계열사 세아베스틸은 국내 1위 특수강 업체로,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46.8%다. 세아베스틸 매출은 95%가 특수강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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