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보궐선거 참패 놓고 전략적 부재 및 현실론 놓고 갑론을박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4·3 재보궐 선거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까지 전면에 나서 자당 후보를 적극 지원했지만 한자리 수 미만 득표율로 부진한 성적표를 얻은 바른미래당이 내홍에 휩싸였다.

“그대로 희망은 있다”라는 주장과 “전략 부재 및 현실을 직해야 해야 한다”며 새로운 지도부 체제로 구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물리면서 갈등이 임계점에 다달랐다는 관측도 나온다.

5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는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그러나 희망은 있다. 보궐선거의 특성상 거대양당에게 표를 몰아주기는 했지만 새로운 정치, 청년정치, 실용경제에 대한 씨앗은 확실히 뿌려놓았다. 불모지인 경상남도에 바른미래당의 위치도 확실하게 각인시켜놓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손 대표는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한다’는 비판은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많은 분들이 ‘질게 뻔한데 거기 가서 숙식까지 하고, 온몸으로 투신을 하면 당대표의 위상에 많은 상처가 온다’며 저를 생각하면서 말리는 분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저는 후보를 냈으면 최선을 다하고, 당의 총력을 집중하는 것이 바른미래당의 자세이고, 그것이 손학규 방식이다”고 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선거 결과에 대해서 국민들의 준엄한 뜻을 겸허하게 받들겠다. 더욱 혁신하고 일신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바른미래당과 이재환 후보가 내놓았던 창원 경제 회복을 위한 여러 공약들이 실천될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앞으로 중도개혁정당을 표방하는 제 3당의 앞길에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것도 사실이다”며 “그러나 저는 창당정신으로 돌아가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럴 때일수록 당이 단합해서, 창당 당시에 표방했던 당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 우리가 하나 되는, 단합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준석 최고위원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홍보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의 결과가 3.57%였다”며 “우리 이제 겸허하게 반성하고 노력할 때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최고위원은 “아주 간단한 진리이지만 손학규 대표님을 사랑하는 분들 중에 진보성향의 분들이 많다고 해서 진보진영이 우리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표님 주변에 호남 출신 인사들이 많다고 해서 호남이 대표님을 사랑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공감하는 것도 아니다. 이 착각에서 우리가 벗어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새로운 지향점과 지도체제를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지도부는 즉시 그리고 모든 의원님들은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아주셨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손학규계로 불리는 이찬열 의원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내부총질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국민들이 보기에 우리는 콩가루 정당이라고 보고 있다. 저는 창원 시민들께 정말 고맙다. 3.57%까지 표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제 깨끗하게 갈라서서 제 갈 길을 가는 것이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중도니 보수니 국민들은 아무 관심 없다. 이 문제로 더 이상 논쟁하면 선거한번 더 치러보시라. 0.8% 이상 안 나온다.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아있는 사람들이 뜻 맞는 사람들과 함께 뭉쳐서 새 집을 짓고, 끝없는 단결을 해야 할 때이다"고 했다. 

끝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재환 후보는 “손학규 당대표를 비롯 많은 의원들께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는데 좋은 결과 보이지 못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며 “특히 열악한 상황에서 저를 도와주시기 위해 헌신적으로 지원해주신 손학규 대표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 부족하지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자세로 당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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