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임원 가족의 비리 제보하자, 제보업체 일감 줄여...공문 등 조직적 지원 정황 드러난 후 슬그머니 임원 해임

국내 손해보험업계 1위 업체인 삼성화재(대표 최영무. 오른쪽)가 내부 임직원의 비리 혐의를 제보한 협력업체에 일감을 줄이는 보복에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삼성화재가 자회사의 갑질제보에 일감 보복으로 대응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KBS는 '삼성화재 임직원 비리 제보했더니 일감 보복?'이란 리포트를 통해 삼성화재의 대응을 지적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삼성화재 자회사의 임원 가족이 자동차수리업체를 차리자 삼성화재가 전사적으로 지원에 나섰고, 일감이 끊긴 기존 업체가 이를 제보하자 일감줄이기 등 보복에 나섰다는 내용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에도 정비업체들과의 수리비용을 놓고 갑질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과정에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삼성화재가 자동차정비수가 문제로 정비업체들과 분쟁이 많다"며 "표준정비수가보다 무리하게 수가를 낮추고, 대물보상파트 자회사도 무리한 업무를 강요하면서 생기는 구조조적인 문제로 전형적인 갑질 사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월 기준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29.7%(잠정치)로 업계 1위다.

제보에 나선 해당업체는 자동차 변속기 수리업체로 수년간 삼성화재의 자회사인 애니카손해사정의 협력사였다. 하지만 현재는 일감이 끊겨 폐업위기에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애니카손해사정은 삼성화재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해당 수리업체에 일감이 끊긴 것은 삼성화재 자회사인 애니카손해사정의 한 임원이 부인을 통해 같은 업체를 차리면서 시작됐다. 한달에 6건 정도의 수리를 맡겨왔던 삼성화재가 월 1건 정도로 일감을 줄인 것이다.

반면 삼성화재 소속 임원 가족이 차린 수리업체에는 조직적인 지원이 단행됐다. 제보업체 대표는 "대물보상 담당 부서장이 지역 센터장을 소집해 임원 가족 소유의 수리업체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해당업체의 정보를 담은 공문이 삼성화재 지역사업소에 전달된 정황도 드러났다.

논란이 일자 삼성화재는 문제의 임원을 징계절자 없이 사직처리했다. 이후 관리 강화를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 업체에 일감을 주일 것이 아니라 일감이 없어서 못 준 것 뿐이라며, 신규 업체를 소개하는 것도 일상적인 관리업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해명이 어색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보험사와 거래하는 업체들은 연간 계약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갑질 제보에 따른 일감 보복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윤리적인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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