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ㆍ채동석 대표이사 피고발인 명단 포함…법적 책임 기소될 가능성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왼쪽)과 채동석 애경그룹 부회장(오른쪽).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가습기 살균제 원료 유해성 결론이 나면서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최창원 부회장과 애경그룹 채동석 부회장이 검찰에 불려갈지 관심이 모인다.

이들은 시민단체 가습기넷과 피해자들이 검찰에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고발하면서 피고발인 명단에 포함시켜 수사 선상에 올라왔다.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만나 사과하고 지원을 약속한 만큼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7일 화학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이 2년 만에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본격 재수사하면서 또 다시 관련업계 전ㆍ현직 대표이사들의 줄소환을 예고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가 지난 15일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 본사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가 본격화 되는 모양새다.

검찰이 이처럼 수사에 나서는 것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와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유해성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MITㆍMIT유해성 연구 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환경부 보고서에는 CMIT, MIT 입자가 기도를 거쳐 폐로 들어가면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와 같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담겼다.

앞서 검찰은 피해자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가 지난 2016년 3월과 8월에 걸쳐 전ㆍ현직 임원들을 고발한 사안에서 인체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았다.

SKㆍ애경 오너가 소환 관심

관련업계 관심은 SK디스커버리 최창원 부회장과 애경그룹 채동석 부회장이 검찰 소환을 받는지 여부다. 옥시레킷벤키저와 롯데마트 등이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이 드러난 지 5년 만인 지난 2016년 검찰 수사를 받을 때 전ㆍ현직 대표 및 임원들이 줄줄이 소환된 전례가 있어서다.

또 이들이 SK그룹 오너가와 애경그룹 오너가 일원인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최 부회장은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아들이고, 채 부회장은 장영신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무엇보다 피고발인 명단에 포함돼 있는 측면에서 검찰 소환이 예고돼 있다. 대표이사인 만큼 무한의 법적 책임을 물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들은 지난해 11월 27일 업무상과실ㆍ중과실치사상 혐의로 가습기넷과 피해자들로부터 고발당했다. 피고발인은 이들을 포함해 SK케미칼 김철 대표이사와 애경산업의 이윤규 대표이사 등 전현직 임직원 14명이다.

이런 예측은 2016년 당시 재직했던 신현우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징역 6년형을 확정 받은 전례에서 나온다. 가습기넷 측은 원료물질인 CMIT와 MIT를 사용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ㆍ유통시켜 다수의 소비자를 죽이거나 다치게 했다는 주장이다. 이마트도 애경과 함께 지난 2006년 5월부터 2011년 8월까지 CMIT, MIT 성분이 포함된 ‘이마트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판매한 바 있다.

사진=민주신문 DB

강도 높은 수사 예고

검찰도 2016년 수사보다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한 상황이다. 가습기 살균제 전담팀에 파견 검사를 보강했고, 환경부도 담당 공무원을 수시로 중앙지검에 보내 수사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피해자들과 가습기넷 소속 시민단체들은 이번 검찰의 재수사가 2016년 때처럼 화려하게 시작했다가 변죽만 울리며 끝맺지 않을까 깊이 우려하고 있다.

이에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수사를 통해 증거의 조작 또는 인멸 등이 확인된다면, 그에 대해서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며 “2016년 때보다 더 철저하고 강도 높게 수사해 줄 것을 검찰에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에 신청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6246명으로 이 중 사망자는 1375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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