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 모든 일 ‘적폐’ 나 ‘국정 논란’으로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
[민주신문=김병건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황 전 총리는 그동안 입당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과 민생 파탄을 저지하고, 국민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말을 그대로 믿고 싶은 사람은 많은 것 같지 않다. 그래서였을까? 황 전 총리는 15일 입당식에서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며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구직자, 청년들까지 누구 하나 살만하다고 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경제가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에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 한국당이 국민들에게 시원하게 답을 드려야 한다"며 현 상황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황 전 총리는 그 해답을 알고 있는 듯했다. "통합의 정신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누구나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당장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통합’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겠느냐는 반응이다.
그는 또 현 정부의 정책을 의식한 듯 "세계 모든 나라가 미래를 바라보며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과거만 바라보고, 과거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위 기득권을 향한 '적폐 청산'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황 전 총리는 이후 기자간담회 중 지난 정부의 모든 일을 ‘적폐’ 나 ‘국정 논란’으로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소리를 높였다.
황 전 총리는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서 "당원들과 국회의원들, 당협위원장들 그리고 국민들이 바라는 점까지 잘 듣고 그 뜻에 따라 어긋나지 않게 결정하겠다"며 이번에도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 결정은 1월 말경이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복당파 대표격인 김무성 의원은 황교안 전 총리의 입당을 환영했다. 다만 대선 전초전이 너무 빨리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과거 민주당에서 문재인 대선주자가 당권을 먼저 잡자, 안철수 후보가 갈라서게 됐다"면서 "우리 당은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해야 될 텐데 걱정이 많다"고 했다.
역설적으로 황교안 전 총리의 입당에 이어 당 대표 출마가 가시화될 경우 각 계파 간의 싸움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무성 의원은 과거 “저처럼 대통령을 모셨던 핵심들, 탈당했다가 복당 한 사람 중 주동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 선거 참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전대 출마를 안 하는 것이 옳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었다.
여기에서 대통령을 모셨던 핵심으로는 황교안 전 총리, 탈당했다가 복당 한 사람은 김 의원 본인, 그리고 선거 참패에 책임 있는 사람은 홍준표 전 대표를 지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김 의원이 지명한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몸풀기에 들어간 마당에 김 의원 측이 손을 놓고 있을리는 만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