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제폰 시장 뛰어들어, '휴대폰 카테고리' 신설...자회사 라인플러스는 중소형 증권사 인수 나서기도

네이버는 오는 15일 자급제폰 판매를 위한 '휴대폰 카테고리'를 신설하는 것은 물론, 자회사인 라인플러스를 통해 증권사 인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포털업계의 최강자 네이버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자급제폰 판매를 위한 새로운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자회사를 통해 증권사 인수에 나서는 등 새해를 맞아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 포털시장이 구글과 유튜브에 잠식되면서 새로운 수익원 및 미래먹거리 발굴에 나섰다는 평가다. 

네이버가 이처럼 신사업에 나서자 기존 사업자들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네이버가 자신들의 시장에 진출할 경우 경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특히 자급제폰을 놓고 통신사 판매대리점들의 반발이 높아지고 있다. 

관건은 정부의 규제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일단 "유통망마다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다양한 유통채널이 참여하는 협의회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스토어에 '휴대폰카테고리' 신설

통신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진출로 인해 향후 통신사들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오는 2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10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대형 IT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평가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통신사들 외에 자급제폰을 취급하는 대형 IT업체는 SKT 산하의 11번가와 옥션 지마켓(이베이코리아) 등이다. 여기에 네이버가 진출하게 되면 자급제폰 시장을 놓고 단말기 가격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네이버가 진출하는 자급제폰 시장은 이동통신사가 통신가입을 조건으로 판매하는 단말기와 달리 약정기간 없이 기가값을 전부 지불하고 사용하는 단말기다. 아직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정부가 자급제폰 시장 육성을 장려하고 있어 향후 시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네이버는 오는 15일 자사의 네이버스토어에 '휴대폰 카테고리'를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직접 자급제폰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중개매매를 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카테고리가 생긴 네이버스토어가 쇼핑 중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자급제폰 판매업체들이 네이버에 단말기를 등록하고 매출액의 일정액을 수수료로 내고 판매하는 구조다. 

단말기 유통업체들은 네이버의 사업진출을 주목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옥션이나 지마켓 대비 네이버스토어의 수수료가 낮지만, 검색광고 비용등을 포함하면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2월 이후 갤럭시S10이 출시되면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에 이후에나 네이버의 진출 효과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네이버의 휴대폰 사업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정부의 규제책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상 지원금 상한규제는 풀렸지만, '지원금 차별' 등의 잣대가 아직 남아 있어, 이를 근거로 네어비를 규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무부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말 △자급제 단말기의 경우 유통망 차원에서 다양한 결합판매를 유도하고 △이통사 방문없이 온라인에서 개통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비자 관점의 완전자급제 추진정책'을 발표했다. 

자회사 통해 금융업 진출도 

자급제폰이란 신사업 외에도 네이버는 금융업 진출에 나서는 모습이다. 연내 추진될 것으로 확실시되는 제3인터넷은행 설립에 참여할 가능성에 이어 최근에는 증권사 인수까지 노리고 있어서다. 실제 네이버는 핵심 자회사인 라인플러스를 통해 인수가 가능한 국내 중소형 증권사를 선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인수를 추진 중인 라인플러스는 네이버가 지분 73.68%를 보유한 일본법인 라인의 한국자회사다. 즉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셈이다. 라인은 카카오처럼 모바일메신저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번 금융업 진출 역시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과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네이버가 라인플러스를 통해 증권사 인수에 나선 것은 경쟁사인 카카오에 뒤진 핀테크 시장의 판도를 흔들기 위해서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미 라인플러스를 통해 일본과 동남아에서 은행과 증권업무까지 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한발 늦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쟁사인 카카오가 바로투자증권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도 속도가 붙고 있다. 

IT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시기를 잘 잡았다고 보고 있다. 먼저 경쟁사인 카카오의 바로투자증권 인수가 현재 지연되고 있어 라인을 통해 금융시장에 먼저 뛰어들 경우 선점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에 밀린 모바일메신저 시장의 점유율 격차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일본 노무라증권과 합작한 라인증권의 서비스를 국내에서 제공할 경우 국내 핀테크 시장의 리딩업체로 발돋움할 수도 있다. 라인플러스는 이미 일본과 동남아에서 모바일메신저 기반의 주식매매와 AI(인공지능)을 활용한 투자상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제3인터넷은행의 출범 가능성도 네이버에 긍정적이다. 네이버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제3인터넷은행의 주인공이 될 경우 향후 대출과 금리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만한 중소형 증권사가 거의 없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네이버가 관심을 가질 만한 중소형 증권사로는 리딩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정도인데 최근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이밖에 다른 중소형 증권사들은 아예 매물로 거론되지 않고 있어 네이버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증권사가 어디일지에 금융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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