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내년 2월 10일까지 특별전 개최

4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왕실특별전의 일환으로 열린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 특별전을 찾은 시민들이 리히텐슈타인 왕실 컬렉션을 살펴보고 있다.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세계 여섯 번째로 작은 나라 ‘리히텐슈타인’(Liechtenstein)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의 작은 나라로 유럽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입헌군주제 국가다. 건국 300주년을 맞는 리히텐슈타인 왕가 보물 410여 점이 서울을 방문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5일부터 내년 2월 10일까지 특별전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을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12세기에 오스트리아에서 발흥해 1608년 당시 유럽의 절대권력 가문 합스부르크 황실로부터 대공 지위를 인정받은 ‘리히텐슈타인’은 1866년 독일연방에서 독립해 1938년 빈에서 서쪽으로 600㎞ 떨어진 현재 영토로 이주했고 1945년에는 부동산과 재산 80%를 몰수당했으나 오늘날 1인당 국민소득이 13만 달러에 이르는 부국이다.

이번 기획 전시에서는 900년 동안 존속한 리히텐슈타인 가문이 심혈을 기울여 수집한 ‘리히텐슈타인 왕실 컬렉션’ 소장품을 중심으로 공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지병목 관장은 “베트남, 헝가리, 일본 오키나와에 이어 네 번째로 개최하는 외국 왕실 특별전이다. 리히텐슈타인은 900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변화무쌍한 소용돌이 같은 유럽 역사에서 영토와 유물을 잘 보존한 보기 드문 나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를 보면 왕가의 보물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낄 것이다. 미술품은 물론 가구와 무기, 도자기도 전시한다”고 강조했다.

회화가 중심이 아닌 공국 가문 생활상에 초점을 맞춘 이번 기획전에서 요한 크레프트너 리히텐슈타인 왕실컬렉션 관장은 “리히텐슈타인 가문에게 미술품은 권력과 지위의 상징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필요한 때에 의지할 수 있는 재산이었다. 적군(赤軍)에 의해 모스크바로 갔다가 돌아온 기록보관소 소장 자료도 풍부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장 입구에는 리히텐슈타인 역사를 말해주는 각종 고문서를 진열했는데 고풍스럽고 독특한 필체와 문서 아래에 매단 인장이 인상적이다.

총 5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의 1부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역사’에서는 리히텐슈타인 가문이 오스트리아 동부 지역에서 발흥해 체코까지 세력을 넓힌 내용을 담은 문서와 카를 1세가 대공에 오른 후 리히텐슈타인 공국을 통치한 내용을 그린 초상화와 17세기 보석 세공사 디오니시오 미세로니가 연수정을 통째로 깎아 만든 병인 ‘마이엔크루크(Maienkrug)’를 선보인다.

2부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생활 문화’에서는 왕가 생활과 미술품 전시 공간으로 사용됐던 궁전의 그림과 그곳에서 사용했던 화려한 가구를 볼 수 있다. 특히 색깔 있는 돌을 짜 맞춰 장식한 석상감(石象嵌)인 ‘피에트라 두라(Pietra dura)’ 기법으로 장식한 함, 그리고 알로이스 1세 대공비를 여신으로 묘사한 프랑스 신고전주의 대표 초상화가 엘리자베스 비제 르브룅의 대형 유화 ‘카롤리네 대공비의 초상’이 주목할 만하다.

3부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도자기’에서는 유럽에서 2번째로 설립된 합스부르크 황실 소속 ‘빈 황실도자기공장’에서 제작하고 리히텐슈타인 왕가가 수입해 사용한 다양한 장식 도자기뿐 아니라 나폴레옹이 로마에서 사용하려고 주문 제작한 은식기도 감상할 수 있다. 

4부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말 사육과 사냥’에서는 유럽 귀족 사회의 특권이었던 말 사육과 사냥 그리고 총기와 관련한 그림, 기록이 소개된다.  

5부 ‘리히텐슈타인 대공의 미술품 수집과 후원’에서는 리히텐슈타인 왕가 역사와 예술적 소장품들이 전시된다. 이탈리아 후기 바로크의 주요 화가인 알레산드로 마냐스코(1667~1749)의 ‘바카날리아’와 일명 ‘안티코’의 청동 조각이 주목할 만하다. 

한편 이번 전시와 연계해 크레프트너 관장이 5일 ‘리히텐슈타인 역사, 외교, 문화 정책’을 강연하고 19일과 2019년 1월16일 2차례에 걸쳐 클래식 공연과 큐레이터 전시 해설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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