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대권, 임종석-종로지역구 상생, 여권 잠룡들 대권행보 밀착취재

한국노총위원장 정부 규탄시위 현장의 박원순 (가운데)
지지세력을 결집하고 있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왼쪽위)
'자기 정치' 를 한다고 비판받는 임종석 청와대실장 (왼쪽 아래)
상념에 잠긴 이낙연 국무총리 (오른쪽 위)
국회에서 소신 발언을 하고 있는 김부겸 행안부장관 (오른쪽 아래)

[민주신문=김병건 기자] '평화 대통령' 행보를 내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그동안 성과나 업적에 대해 일부 극우보수층을 제외하고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소주성'(소득주도성장)으로 상징되는 경제정책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부각되면서 야당의 연이은 공격, 그리고 여당의 수비력 부재로 인해 대통령의 지지율은 어느덧 50% 내외로 떨어졌다.

50%의 지지도 역시 다른 나라 정권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로만 볼 수 없지만 20대를 중심으로 너무 빨리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우려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어느덧 중반으로 다가오면서 여권 내 잠룡(潛龍)들이 꿈틀리거리고 있다.

소문과 소문 사이, 정세균-임종석 밀약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관례대로 21대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직 국회의장을 지낸 다음은 총선 출마를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는 전북 무주 출신의 정세균 의원과 전남 장흥 출신의 임종석 비서실장이 소위 ‘호남 대망론’이라는 이름으로 연대했다는 이야기가 끝이 없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정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종로구를 임 실장에게 양보하고 지역 조직까지 같이 넘겨준다는 것이고, 임 실장은 정 의원의 대권을 지원한다는 것이 요지다. 

임 실장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은평구 경선에서 지역기반을 착실하게 다져온 강병원 후보에게 패하면서 총선에 출마조차 못했다 강병원 의원은 지금도 서울에서 지역구 관리를 잘 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임 실장이 다시 은평구에 출마한다고 해서 당내 경선을 통과할 수 있다는 보장조차 할 수 없는 지역이다. 

종로구는 대통령을 2명 배출한 (노무현, 이명박) 상징적인 곳이다. 정세균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승리하면서 소위 ‘대망론’이 불었지만 최근 들어 주춤한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해서 소위 386세대의 지원을 받는다면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번 당대표 경선 당시 386세대의 일부 지원을 받은 송영길 의원의 득표력을 보았고 정세균 의원의 득표력을 더한다면 당내 경선도 충분하게 해 볼 만하다는 내부 판단이다. 

임종석 실장은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의 견제가 심해 자기 정치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더욱이 대통령 비서실장이 다음 대권 준비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다음 총선에서 종로구에 입성한다면 임 실장으로서는 차기권력에 천군만마를 얻을 수 있다. 더욱이 다음 대선 직후 자연스럽게 정세균 쪽 사람들을 자신의 조직으로 얻는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경우의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의도 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이런 소문에 대해서 다분히 정세균 의원실 쪽의 자가발전 아니냐 하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야 이제는 전국적 인지도에 문 대통령의 사람으로 인식됐으니 수도권 어디에 출마하든 당선 가능성이 높고 심지어 강진, 장흥, 영암지역의 현역 국회의원이 민주당 소속이 아닌지라 표적공천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이런 소문 역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정무적 판단에 의한 공천에 대해서는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반대하고 있어서 쉽사리 성사될 사안도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해찬 대표의 ‘정무적 판단에 의한 공천은 없다’는 말이 임종석-정세균 라인의 밀약설에 힘을 더 실어주는 것으로 보인다.

비문 대표주자 박원순, 자기 정치 시작?

박원순의 첫 서울시장 도전은 소위 안철수 전 대표의 ‘아름다운 양보’에서 비롯됐다. 한때는 박 시장이 국민의 당에 입당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민주당 내 비문(非文) 대표주자인 박원순 시장이 최근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 규탄대회 현장을 방문하고 연설까지 했다. 박 시장은 “노조가 편한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여당과 정부의 노동 개혁 반기를 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노조원들이 입은 옷에는 '노동개악 강행하는 문재인 정부 규탄한다'고 써있다. 여당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워 했다는 후문이다. 노동계 반발로 노동개혁의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그 대회 현장에 현직 여당 서울시장이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동안 용산개발계획에 반대, 서울외곽 그린벨트 해제 등 박 시장이 문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낸 것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그랬서였을까 박 시장에 대한 국정조사와 사립유치원 법안을 민주당은 자유한국당과 교환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감사에서 충분히 소명했고 외부감사 또한 받을 용의가 있다고 했는데, 이런 정치공세에 못내 섭섭해 했지만 당의 결정이니 수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진성준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지난 2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대선 경선을 벌였던 유력주자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정치적 치명상을 당하고 있다. 거기에 박원순 시장이 남았다"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 여의도에서는 '안이박김' 얘기가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안희정·이재명 날리고 박원순은 까불면 날린다는 것"이 주요 주제다.

안이박김에 대해서 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지난 경기도 국감에서 이재명 지사에게 물었다. "그런 맥락에서 도지사가 된 후 압수수색을 받지 않았나. 소회가 어떤가"라고. 그러자 이재명 지사는 "인생무상을 느낀다"고 답했다. 박 시장의 지금 심정은 인생무상인가? 아님 절치부심인가? 하지만 박 시장은 지금도 일주일에 평균 3회 정도는 지방에서 강연정치로 포폭을 넓이고 있다.

문의 남자 이낙연...문의 친구 아닌, 김부겸의 친구 문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광주시장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의 이야기는 참 재미있다. 여권 차기주자로 급부상하는 이낙연 총리의 대선 직행 여부다. 이 총리의 대선 직행을 위해서 뛰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는 9월과 10월 여권 차기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했다. 하지만 호남 정가의 심정은 복잡하다. 이낙연 총리가 좋은 사람이고 좋은 정치를 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이낙연 카드로 대선 승리가 가능한가에 방점을 찍고 있다. 

광주시장 캠프에서 있었던 지역 정치인은 ‘이낙연 카드는 힘들지 않을까?’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기자의 질문에 “이쪽(광주 정가)에서는 그냥 김부겸을 밀자는 사람도 많아, 서울에서 보기에는 광주에서 이낙연을 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김부겸을 밀어주는 것이 집권 가능성이 높다고 보거든”이라며 지역 정서를 소개했다.

대통령의 든든한 신임이었을까 최근 들어서 청와대에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을 추천한 사람이 바로 이낙연 총리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 사람으로 분류된 배재정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그만뒀다. 그 자리에 정운현씨를 임명했다. 묘하다. 이낙연 총리의 든든한 후원자는 변양균이라는 여의도 호사꾼들의 말을 이어간다면 얼추 그림은 맞아간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 직을 수행하는데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통령 임기도 많이 남아 있는데) 왜 이렇게 빨리 조사를 하는가 싶기도 하다”고 답했다. 싫으냐 물으니 “싫치는 않다”고 한다. 

혼밥을 즐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가끔 임종석 실장을 통해 ‘약속이 없으시면 들어오시라’고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렇다면 보통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실장 그리고 이낙연 총리는 술잔을 기울이며 각종 사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한다는 이야기다. 이 총리는 누가 뭐래도 문의 남자는 맞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총리가 대통령이 된 적은 한 번도 없다. 

김부겸 행안부장관에 대한 지지는 호남뿐만 아니라 영남에서 더 적극적이다. 정치공학적으로 접근도 한다. 소위 ‘영남 패권론’도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대구에서 “문재인의 친구 가 아니라 김부겸의 친구 문재인입니다”라고 김부겸 장관을 소개했다. 지난 2002년 부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무현의 친구가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입니다”라고 말했다. 그것과 데자뷔다. 

여당 내부에서도 김부겸만한 카드는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김부겸 장관은 장관직을 무리없이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4선이 보장된 군포를 버리고 민주당 후보로 대구 수성갑으로 가 낙선했지만 4년 후 재도전해 성공한 신화를 갖고 있다. 즉 스토리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루지 못한 지역주의 타파에 대한 공은 분명히 있다. 

흔히 대선을 세 싸움 또는 구도 싸움이라고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여권의 사정상 친문계 지지를 얻는 건 중요한 문제다. 현재 친문 구도라면 이낙연 총리가 김부겸 장관보다 나을 게 없다. 친문 좌장격인 이해찬 대표는 당 대표 경선에 김부겸 장관이 출마했다면 안 나왔을 것이란 뜻을 비출 정도였다. 그만큼 김 장관은 다크호스로 인식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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