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3위 코람코 지분 50.7% 1900억 인수...주력사업 관련 적어 인수 시너지 적을 수도

'헤지스' 브랜드로 잘 알려진 LF그룹이 지난 22일 업계 3위권의 부동산신탁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을 1900억원에 인수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헤지스' 브랜드로 잘 알려진 패션기업 LF가 부동산금융까지 사업영토를 확장한다. 

26일 LF그룹은 업계 3위의 부동산신탁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의 주식 111만8618주(50.7%)를 1898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설립한 코람코는 부동산신탁, 대리사무, 정비사업 등을 주 업무로 하는 비상장사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588억원을 기록했다. 

재계에서는 부진을 겪고 있는 패션사업을 대신해 LF그룹이 미래먹거리 확보 차원의 하나로 코람코를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LF그룹 역시 "이번 코람코 인수는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LF그룹은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식자재 유통업체인 모노링크를 인수했으며, 유럽 식자재 유통업체인 구르메F&B도 사들였다. 또한 네덜란드 화장품 브랜드인 '그린랜드'와 프랑스의 화장품 브랜드인 '그라네파스텔'을 국내에 들여오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패션브랜드로 잘 알려진 '헤지스'을 이름을 딴 남성화장품을 선보였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실적도 훌룡하다. 올해 상반기 LF그룹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전년대비 7.7%, 16.6% 늘어났다. 새롭게 인수한 기업들이 매출이 늘었고, 기존 사업들을 다양하게 확장하면서 매출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그러나 이번 LF의 코람코 인수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으로 인해 이미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고 있고, 대형금융사들이 잇달아 신탁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유정현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코람코 인수는 LF의 근본적인 밸류에이션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부동산자산신탁 업황 정점 논란과 본업의 부진으로 향후 인수합병을 계속 진행할 가능성이 큰 데 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인수를 통해 새롭게 진출한 부동산신탁업도 성장성이 높은 분야가 아닌 만큼 근본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는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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