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서 여성 2명에 남성 3명 다툼…경찰 “CCTV 통해 경위 파악 예정”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수역 폭행’ 사건이 남혐·여혐의 극한 대립의 성대결로 번지고 있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 당사자 남녀들이 서로를 가해자로 지목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처벌을 요구하거나 신상공개를 요청하는 청원들을 올려 사건은 더욱 확대되는 상황이다.
14일 서울 동작경찰서는 A씨(21) 등 남성 3명, B씨(23) 등 여성 2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시작은 이날 오전 4시경 7호선 이수역 근처 주점에서 남성 일행과 여성 일행이 서로 폭행을 먼저 시작했다고 주장해 경찰에 의해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된 사건이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출동한 경찰은 A씨 등 남성 4명과 B씨 등 2명 중 폭행에 가담하지 않은 A씨 일행 1명을 제외하고 모두 현장에서 입건했으며 시비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B씨의 일행 여성 1명은 병원으로 후송했다.
또한 A씨 일행과 B씨 일행은 서로 먼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경찰은 정확한 진술을 위해 주점 업주 등 목격자 조사를 비롯해 폐쇄회로(CC)TV도 분석해 사건 경위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자신을 피해자라고 하는 한 여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주점에서 남성들과 시비가 붙어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확산됐다.
이 여성은 주점에서 자신의 일행이 옆 좌석의 커플과 말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개입한 A씨 일행으로부터 폭행과 ‘메갈(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을 실제로 봤다’는 말 그리고 외모를 지적하는 인신공격을 당했으며 시비가 붙은 남성들이 자신과 일행을 발로 차고 밀쳤다고 밝혔다. 자신의 일행 중 한 명은 남성이 밀쳐 계단에 머리를 찧으면서 “뼈가 거의 보일 정도로 뒷통수가 깊이 패였다”고 전했다.
또한 “머리 짧고 목소리 크고 드센 X들도 별거 아니라는 (남성의) 그 우월감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우리 같은 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와 있는데 청원인은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2명은 남자 5명에게 폭행을 당했다. 가해자의 신원을 밝혀주시고 무자비하게 피해자를 폭행한 가해자에게 죄에 맞는 처벌을 부탁한다“고 했다. 해당 청원은 15일 오전 9시 현재 30만명 넘는 추천을 받고 있다.
반면 이번 사건에 얽힌 커플 중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15일 오전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이수역 폭행사건 당사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여성은“남자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에 있던 여자 2명이 먼저 ‘한남커플’이라며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성 일행이 ‘너 같은 흉자 때문에 여성인권 후퇴한다. 한남 만나서 뭐하노’라고 이 커플을 조롱을 했고 이때 이 장면을 지켜 본 남성 일행 중 한 사람이 여성 일행에게 ‘왜 가만히 계시는 분들한테 그러냐’며 거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항의하는 과정에서 여성 일행 중 1명이 남성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남성들이 “이게 당신들이 말하는 몰카 아닌가”라며 찍지 말라고 했으나 굴하지 않고 사진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들 커플은 좋지 않은 일에 끼어봤자 피해만 볼까 봐 밖으로 나왔고 글쓴이는 그러면서 “일부 기사나 여초사이트, 남혐사이트에서는 여성들을 두둔하며 이 사건을 여혐사건이라고 하는데 본인들이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어쨌든 저희는 폭행하지 않았으나 저희랑 조금이나마 관련 있는 일이었는데 사람이 다치고 일이 안 좋게 번진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 모두 억울한 점이 없도록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는 한편 정당방위 해당여부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강력팀을 투입해 사건 발단이나 경위 등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