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시 지배력 상승, 일감몰아주기 해소, 소액주주 가치 제고 일석삼조…사측 “확정된 것 없어”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최근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셀트리온 매도 보고서로 서정진 회장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일부 주주들이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공매도를 노린 것이라 판단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셀트리온과 합병을 요구하고 나서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것.

하지만 셀트리온은 아직까지 합병에 대해 확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요구의 목소리가 일부 셀트리온헬스케어 소액 주주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여기서 합병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코스피로 이전한 다음 셀트리온과 합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목소리는 최근 골드만삭스가 셀트리온 매도 보고서를 냈는데, 회사 사정과 재무건전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에 나왔다.

핵심은 이 같은 보고서로 공매도가 늘어난다는 것에 있다. 셀트리온 코스피 이전도 그 배경에 공매도가 자리잡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잘못 분석된 리포팅으로 기업 가치의 왜곡 재현 우려가 있다는 게 일부 셀트리온헬스케어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셀트리온은 공매도로 피해를 입은 주주들이 코스피 이전 운동을 벌였고, 지난해 9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결의한 뒤 올해 2월 이전 상장을 마쳤다.

바이오주 코스피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지난해 7월 말 상장된 후 1년 만에 코스닥 공매도 1위 기업에 오를 정도로 시달리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주식을 빌려 판 뒤 나중에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방법이다. 쉽게 말해 자신이 주식을 산 증권사가 그 주식을 공매도 세력에게 빌려 줘서 피해를 입는 것. 통상 공매도 물량이 많으면 자신의 소유한 주가 상승엔 부정적이다.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 시가총액은 3일 장 마감기준 12조 3940억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들도 셀트리온과 같은 차원에서 코스닥에서 코스피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이전 후 주가 상승 차원에서 셀트리온과의 합병도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입장에선 코스닥보다 코스피 상장 상태가 합병 후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입장에선 일부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들의 요구가 나쁘지만은 않다. 합병시 지배력 상승과 일감몰아주기 해소, 소액주주 가치 제고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탓이다.

우선 합병시 서 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강화될 수 있다. 서 회장은 6월 말 기준 셀트리온 지분 20.04%를 보유하고 있지만, 합병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 보유지분 35.83%덕에 셀트리온 지배력은 이전보다 커진다. 관련업계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과 합병설은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두 번째는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의 기준은 상장ㆍ비상장 여부와 관련 없이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기업 가운데 매출의 12% 이상을 내부거래로 하거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 원 이상이다. 지난해 셀트리온 매출 99.9%는 셀트리온헬스케어로부터 냈고, 올해 1분기엔 전체 매출의 75%인 1838억원을 그룹 계열사와 내부 거래로 올렸다.

세 번째는 합병이 소액주주의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측은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홍보팀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합병에 대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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