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문재인 지지자입니다. 그런데 경제정책은 싫어요. 저는 자영업자인데 최저임금 다시 한 번 고려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은 서민인데 난민수용은 반대입니다"

이 말은 알기 쉽게 말하면 남자친구는 나를 사랑하지만 가끔은 폭력을 쓰고 돈도 빼앗아 가요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읽을 수가 없다. 좋아하는 정치인을 위해서라면 별수 없이 굶어죽어야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답답해도 좋으니 계속해서 정치를 해달라고 읍소를 하는건지 모르겠다.

물론 같은편이라고 어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하지만 자기 안전과 생계수단의 엄숙한 인생설계를 양보할 만큼 문재인이 그리 가치있는 정치인인가를 다시 생각해 볼만하다.

문재인 지지자들의 요구는 매우 간단하다. 믿었으니 잘해달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지지는 하지만 동의할 수가 없다는 인지부조화의 얘기엔 전문가적인 입방에서는 납득이 안간다. 현명한 정치인이라면 최저임금을 올렸으면 자영업자 이득을 위해 임대료 조정이라든가 세금조절 확대같은 것을 시도했어야 한다. 가령 본사 사납금을 절충할 수 있는 방안 같은 거 말이다. 그냥 나는 투표권이 많은 서민층편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또한 딜레마다. 정부정책을 위해 건물주랑 본사가 희생되어야 하는 것도 자율시장주의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지금의 정책은 국민을 위한 정책이어야 하는데 복지문제, 경제문제, 조세문제 모두 정책을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뉘앙스이다.

경제는 서민을 위해 부자가 양보를 해서 만드는 조합이 아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서 정책을 신중하게 발표해야 한다. 어차피 있는 놈들 좀 빼 먹어도 서민은 미워하지 않는다는식의 경제정책은 그냥 중산층 부자가 아니라 평생 서민으로 살자는 사회주의적(파시즘) 논리이다. 

실제적으로 노동시장 위축, 자영업자 파산 및 문을 닫는 것은 최저임금이 올라간 이후로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정부가 기업을 죽인다고 하는데 기업이 가만히 두 손 두 발 들고 가만히 있겠냐마는 어떤 이유로든 정부의 강요로 건물주와 본사 너희 둘이 공동부담해라는 말은 누가봐도 경제학적 논리로 말도 안된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본사의 영업이익률이 다른 기업 이윤방식보다 높다는 증거는 없다. 그저 밀어붙이기식으로 ‘프랜차이즈, 어 그래 너희들도 감당해라’는 방식으로는 강제 회복이 되지 않는다.

이윤을 따라 움직이는 기업생태계에 정부가 왕따를 시켜 같이 놀지 말라는 식으로 몰아간다면 결국 기업은 안 남는 장사를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애초부터 기업을 쥐어짜서 미운 재벌 길들이기를 한다는 자체가 엉망이다. 시장 스스로가 자기통제능력을 조절하거나 소비자가 마음에 안 들면 보이콧을 하던가 해서 기업을 길들이게 해야한다.

부유한 사람들, 부유한 기득권이라고 해서 손해를 봐도 된다는식의 논리는 사회주의적 이념이다. 즉 전형적인 사유재산침해이다. 경제는 체질개선이지 장기를 드러내어 나는 작게 너는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러다 죽는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에는 임계점이라는 것이 중요한 판단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철저한 계산이 필요하다. 그냥 시민이 재벌을 이기적인 수익원으로 보니까 꼴배기가 싫은 것을 대신 앙갚음을 한다는 식으로 한다면 앞으로의 우리 경제는 패가망신한다.

지금은 정부 내가 어떻게 해볼께라는 장기경제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해서라도 부정부패와 균형을 맞춰볼게 하면서 최소한 시장경쟁을 존중하는 시각으로 보지 않으면 문재인 정권내내 멍군장군으로 경제를 머물게 하다가 결국 졸(卒)들만 다 죽게 만드는 셈이 됨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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