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처 디자인·묵직한 정숙성·주행 안정성 등 ‘3박자’에 연비까지 일품

우리나라에서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지대인 해발 1330m의 '만항재'에 올라선 르노삼성 'SM6'. 사진=조성호 기자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르노삼성은 지난 2016년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SM6를 출시했다. 당시 경쟁사의 주력 모델마저 제치면서 업계 돌풍을 일으키는 등 기대감이 컸다.

그래서일까. 2016년 첫 출시 이후 SM5와 SM7 등 기존 모델을 잇는 후속 모델보다는 SM6에 더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온 것도 사실이다.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까지 SM6는 르노삼성에게 ‘계륵’같은 존재로 비춰진다. 그동안 판매 부진으로 인한 아쉬움이 있지만, 출시 직후 보여준 돌풍을 생각하면 반등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는 판매량을 보면 명확해진다. SM6의 지난 7월까지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1만4217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만7074대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1853대를 판매하며 전월 대비 9.6%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SM6는 르노삼성의 총 판매수인 10만537대 가운데 3만9389대를 판매하면서 40%에 가까운 비중을 보였다. 명실상부 르노삼성의 주력 모델인 셈이다.

이 같은 실적은 SM6가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독특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한 몫 한다. SM6는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이 SM5와 SM7 사이에 위치한 모델이다. 즉 중형세단과 준대형세단 사이에 중대형이라고나 할까. 르노삼성의 가격 정책도 이를 뒷받침하듯 절묘하게 책정돼 있다.

하지만 이번 시승을 통해 르노삼성이 SM6에 기대하는 믿음을 엿볼 수 있었다. 더구나 2019년형 모델의 경우 모든 트림에 바람소리를 차단하는 ‘차음 윈드쉴드 글라스’ 적용과 최상위 트림에서만 볼 수 있었던 첨단사양을 기본 모델에도 선택할 수 있게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며 또 한 번의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2019년형 SM6는 1.5 디젤과 1.6 및 2.0 가솔린 모델 등 총 3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이번 시승은 1.5 디젤(dCi) LE와 2.0 가솔린(GDe) RE 모델이다.

SM6 2.0 GDe 모델 내부. 시트와 대시보드, 도어트림에 다이아몬드 문양의 라이트 그레이 나파가죽으로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진=조성호 기자

디자인·정숙성·안정성에 연비까지

결론부터 내리자면 SM6는 차별화된 르노삼성만의 디자인, 세단으로서의 정숙함과 안정성, 나무랄 데 없는 주행성능과 연비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동급 경쟁 차량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단단한 서스펜션과 상대적으로 좁은 뒷좌석, 익숙해지기 힘든 각종 버튼 조작은 단점으로 남는다. 하지만 주차 조향보조 시스템, 마사지 시트, 13개 스피커의 서라운드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장치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충분한 매력을 지녔다.

이번 시승은 서울을 출발해 강원도 태백에 위치한 오투리조트를 돌아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약 500km의 구간이다. 시내주행과 고속주행은 물론 급경사·급선회 구간 등 다양한 코스로 인해 SM6의 진정한 성능을 만끽할 수 있었다.

특히 태백에는 우리나라에서 차량을 이용해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인 ‘만항재’가 있다. 무려 해발 1330m의 고지대로 1km가 넘는 급경사와 급선회 구간으로 차량의 성능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최상의 코스다. 물론 약간의 어지럼증은 어쩔 수 없다.

‘리터당 17km’ 극강 연비, 1.5 디젤

태백으로 가는 길은 1.5 디젤을 이용했다. 이 모델의 최대 장점은 무려 리터당 17km(복합연비)에 달하는 연비다. 이는 경쟁 차종인 K5 디젤(리터당 16.1km)과 쏘나타 디젤(리터당 16.8km)보다 높은 수치다.

240여km의 다양한 환경의 코스를 주행했음에도 평균연비는 이를 상회하는 리터당 18km 수준을 보였다. 최종 연비는 리터당 16km. 고속주행과 오르막 코스 등을 감안하면 매우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르노삼성 측은 1.5리터 dCi 디젤 엔진에 대해 “르노,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 26개의 차종에 장착돼 1300만대 이상 판매된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을 마친 엔진”이라며 “최고출력 110마력, 최대토크 25·5kg·m로 실제 주행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중저속 구간인 1750~2750rpm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1500cc라는 배기량의 한계로 인해 오르막 구간에서 치고 나가는 힘이 부족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고속주행에서도 일정 속도 이상에서는 엑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더라도 더 이상의 가속은 힘에 부쳤다.

2.0 GDe 가솔린 모델 엔진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0.6kg·m를 발휘한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2km다. 사진=조성호 기자

오르막에서도 넘치는 힘, 2.0 가솔린

이와 달리 서울로 돌아가는 2.0 가솔린 모델은 고속 주행과 오르막 구간에서 월등히 앞섰다. 특히 엔진 성능을 극대화하는 ‘스포트 모드’로 변경하고 만항재를 올라갈 때는 차가 가볍게 느껴질 정도로 거침이 없었다.

또한 가솔린 엔진의 특성으로 가속은 훨씬 부드러웠으며 엑셀러레이터 응답성도 매우 뛰어났다. 하지만 묵직함을 잃지 않는 전형적인 세단의 모습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세단으로서의 품격을 잃지 않는다.

이는 전고가 낮고 폭이 넓은 SM6의 특징이다. 고속 주행 시에도 흔들림 없는 주행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이 같은 특징은 회전 구간에서도 발휘되는데 차량의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디젤 모델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2.0 GDe 가솔린 모델에 탑재된 엔진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0.6kg·m를 발휘한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2km다.

각종 안전장치·편의사양 강점으로 꼽혀

연비를 극대화한 디젤 모델이나 성능에 무게를 둔 가솔린 모델 모두 각각의 특성에 따라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였다. 또한 민첩한 코너링은 물론 급정지 시 제동력도 뛰어났다.

다만 8.7인치 세로형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인 ‘S-링크’의 무덤덤한 터치감은 민첩하고 빠르게 반응하는 최신 스마트폰에 익숙해 진 소비자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스티어링 휠 뒤편에 별도로 배치된 음량 조절 버튼 역시 조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ACC),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S),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헤드업 디스플레이, 주차 조향보조 시스템 등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다양한 장치들은 물론, 운전석 및 동승자 마사지 시트, 보스 서라운드 음향 시스템, 다양한 수납공간 등의 각종 편의사양 등은 SM6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르노삼성 SM6는 디젤 모델 또는 가솔린 모델 모두 각각의 특성에 따라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사진=조성호 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