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5억 규모 동북선 도시철도 사업 수주…해외 수주 호재 작용될 듯

현대로템이 제작한 도시형자기부상열차가 인천 중구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철도 궤도 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올해 상반기 유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현대로템이 악재를 마무리하고 반격의 날개짓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2전차 양산 지연에 이어 방산과 철도의 공공기관 입찰제한 등 잇단 악재에 시달리는 가운데 실적 내기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동북선 도시철도 사업을 따내는 등 상반기 수주 절벽의 우려를 씻어내며 글로벌 시장 저변 확대에 힘 쏟는 모습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파를 겪었던 현대로템이 오는 22일부터 국내 공공기관을 당사자로 하는 철도 계약 건에 대해 입찰 제한이 해제되면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남북 화해 모드에 114조 원 가량의 건설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 철도 현대화 사업이 구체화되는 측면이 크다.

앞서 현대로템은 대구지하철 2호선 스크린도어 시공을 입찰받은 뒤 하청업체에 넘겨 건설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10개월 동안 공공기관 입찰참가 자격제한이라는 행정처분을 받았다.

방산 부문에서도 지난달 27일자로 국내 입찰제한이 해제되면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현대로템은 하반기 K계열 전차 창정비 사업 등 수주를 노리고 있다. 이에 앞서는 지난 4월 2015년 8월 방사청으로부터 부정당업자로 제재처분 받은 것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서 약 3개월 가량 방위산업 입찰을 제한 받은 바 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현대로템은 국내는 물론 국외 수주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부진한 실적 분위기를 뒤집으려는 인상이 강하다. 현대로템 올 2분기 실적은 매출 6242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각각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7%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7.7%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민자 사업인 동북선 도시철도 사업을 수주하며 잇단 악재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를 씻어내려 하고 있다. 동북선 도시철도 사업은 3615억 규모로 서울시 성동구와 노원구를 연결하는 13,4km 철도 노선과 16개 정거장, 차량기지 1개소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사업 방식은 경전철 50량 및 신호·통신·궤도·전력 설비, 차량 검수 장비 및 스크린도어 시스템 설비까지 납품하는 턴키(일괄수주)다. 특히 이번에 수주한 경전철은 기관사가 필요 없는 무인운전 차량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할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무인운전차량 실적 추가 확보는 해외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을 바탕으로 한 무인 전철 차량의 안전성과 우수성 평가에서 남다른 위치를 차지하는 까닭이다. 현대로템은 2005년 캐나다 밴쿠버 무인 전동차 40량을 첫 수주한 이래 2007년 상파울로 4호선 174량, 2016년 이스탄불 7호선 300량 등을 따냈다. 올해 6월에는 5424억 규모의 대만 무인 경전철 사업을 따내며 글로벌 시장 저변 확대에 힘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2007년 신분당선 120량, 2013년 김포 경전철 46량 등을 수주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남북해빙모드에 구체화된 남북철도연결사업도 올 상반기 부진한 성적을 만회할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남북 철도를 연결하고 현대화하는데 총 소요비용을 114조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 철도 관련 기업들과 함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중 하나다.

무인 운전 차량 글로벌 시장점유율 5위인 현대로템은 국내외 하반기 수주 활동에 집중해 실적 반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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