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권거래위원회 비트코인 ETF 승인 보류…“가격 조작 방지 법·제도 미비"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1000만원대를 눈앞에 뒀던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며 7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해외발 호재가 계속해서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시장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742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달 25일 950만원대까지 회복하며 100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전혀 다른 행보다.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을 기점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최근 호재로 작용할 만한 소식들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암호화폐 투자를 검토한다는 소식과 함께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친암화화폐 성향의 데이비드 솔로몬을 차기 CEO로 발탁했다. 또한 IBM은 지난달 핀테크 스타트업인 스트롱홀스와 함께 안정적인 달러 패그(고정) 암호화폐를 출시했다.

특히 최근 세계 최대 커피브랜드인 스타벅스가 마이크로소프트와 뉴욕증권거래소를 소유하고 있는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 등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암호화폐 시장이 들썩였다.

ICE는 지난 3일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등과 함께 오는 11월 ‘백트(bakkt)’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CE에 따르면 백트는 비트코인을 달러 등 법정화폐로 교환하는 역할을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셈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주요 외신들은 “스타벅스가 암호화폐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며 비트코인으로 커피 구매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스타벅스의 경우 전 세계 체인점을 두고 있어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해진다면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되는 등 기대 심리가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급등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대변인 서명을 통해 “고객들은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를 통해 프라푸치노를 결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명확히 하면서 “백트는 디지털 자산을 변환하는 플랫폼으로 새로운 벤처 기업의 일부”라고 밝혔다. 즉 암호화폐를 미국 달러 등 법정 화폐로 교환해 사용할 수 있을 뿐 암호화폐로 직접 결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급등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다음 달까지 보류했다는 소식에 10조원 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는 등 시세가 급락했다.

SEC는 승인 보류 이유에 대해 “아직 비트코인 가격 조작을 방지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아직 미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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