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 주목...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 KIC로 이직 관심

차기 CIO 인선을 진행중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최근 한국투자공사의 운용인력 공개채용 공고 이후 내부 운용역들의 이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뒤숭숭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금융권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뒤숭숭한 모습이다. 총사령탑인 기금운용본부장(CIO)이 장기간 공석인 가운데, 일당백의 운용역들마저 이직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KIC)가 지난 7일 해외투자 경력직원 공개 채용에 나서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IC는 해외투자와 관련해 전략리서치, 주식운용, 채권운용, 위탁운용, 사모주식, 부동산-인프라 등 일선 운용 업무는 물론, 리스크 관리, 투자 오퍼레이션, 정보시스템, 법무 등 지원 인력까지 총 12명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KIC의 이 같은 채용계획이 알려지자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KIC로 이직할 경우 다시 서울에서 근무하면서도 급여인상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KIC는 지난해 말 기준 150조원대의 자금을 운용 중인 우리나라 대표 국부펀드다. 국민연금이 운용중인 634조원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해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처럼 큰 손 대접을 받고 있다. KIC가 전체 자산 전부를 해외에 투자하는 반면,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 중 29%인 185조원만 해외에 투자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직원들에 대한 처우도 KIC가 더 높다. KIC의 차장급 운용역의 경우 연봉이 1억5000만원을 상회하지만, 기금운용본부는 1억원대에 불과하다. 여기에 KIC는 서울 광화문에서 일하는 반면, 기금운용본부는 전주에서 근무해야 한다.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KIC로의 이직이 상당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전주시 외곽이란 타지 생활에 지친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이 위상이 높고, 업무가 유사한데다 서울 근무라는 이점까지 가진 KIC 공채 모집에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CIO 선임을 진행 중인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상당히 우려스런 부분"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를 맡아 운용자산을 관리할 CIO를 선발 중에 있다. 이미 서류심사를 거쳐 13명의 면접심사 대상자를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가장 금융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이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다. 

주 전 사장은 금융권에서 '돈키호테'란 별칭으로 불린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내 증권사 중에는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내면서 사임 압력을 받기도 했으며, 이듬해 연말에는 국정농단 청문회에 출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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