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경복·서울고 출신도 급감…“1974년 고교평준화 시행 이후 세대 등장”

올초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재계 인사들. 왼쪽부터 박용만(서울대 경영학)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윤부근(한양대 통신공학)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고려대 경영학)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고려대 물리학) SK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국내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소위 스카이(SKY)로 불리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비 수도권대학 출신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500대 기업 341개 가운데 출신 학교가 공개된 CEO 464명을 조사한 결과 스카이 출신 비중은 188명으로 전체 44.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48.9%)에 비해 4.1%포인트 낮아졌으며, 3년 전인 2015년 52.5%와 비교하면 무려 7.7%포인트 하락하면서 최근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대는 2015년 28.5%에서 올해 23.5%(104명)로 5.0%포인트 낮아졌고, 고려대와 연세대도 각각 1.7%포인트(12.0%‧53명), 1.0%포인트(9.3%‧41명) 떨어졌다. 하지만 이처럼 비중이 줄고 있음에도 이들 3개 대학 출신은 여전히 상위 톱3를 차지했다.

이어 한양대(5.0%‧22명)와 성균관대(4.1%‧18명)가 뒤를 이었으며 서강대(3.6%‧16명), 한국외대(2.9%‧13명)도 상위권에 올랐다.

반대로 비 수도권 대학 출신 CEO비중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4.4%(67명)였던 비중은 지난해 17.0%(76명)으로 2.6%포인트 늘었으며, 올해는 19.3%(85명)으로 2.3%포인트 또 상승했다.

대학별로는 부산대와 영남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두 대학 출신 CEO는 2015년 각각 1.9%(9명)이었지만 올해는 3.6%(16명), 3.2%(14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외국대학 출신 CEO 비중은 5.2%로 지난해와 같았다. 3년전 4.7%에 비해서도 소폭 증가에 그쳤다. 이 외에도 부경대, 전남대, 충남대, 대구대, 경상대, 한남대, 강원대 출신들도 선전했다.

전공별로는 경영학과 출신이 전체의 25.7%(1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이 각각 5.5%(24명), 5.3%(23명), 3.2%(14명)으로 1~3위를 차지했다.

출신 고교는 전통 강호인 ‘경기‧경복‧서울고’가 각각 4.2%, 3.4%, 1.7%로 톱3에 올랐다. 하지만 2015년 19.3%(80명)에 달했던 이들 3개교 출신들은 지난해 15.6%로 줄어든데 이어 올해 9.2%(33명)로 하락하며 10%대 밑으로 떨어졌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1974년 시행된 고교평준화 이후 세대들이 경영일선에 등장하면서 전통 명문고 출신 비중이 급속히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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