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매수 후 3개월 주기 전화조사ㆍ현장방문 습관 가져야
매물 양 증가하면 시세 조정 전 징후…흐름 원인 확인 중요

사진=뉴시스

“서울 지역에 똘똘한 한 채를 매입하는 것이 지금도 유효할까” “최근 공급물량이 중소형 이하에 집중되면서 중대형 평형의 희소성이 증가하고 있는데, 중대형으로 갈아타는 시기일까” “관심 있는 지역에 분양 아파트가 있는데 2년 동안 공급물량이 많다. 입지가 좋으니 청약을 넣어도 될까”

이 질문들은 정부가 보유세 인상개편 확정 권고안이 발표되는 등 규제 강화 움직임에 최근 가장 많이 받는 문의다. 수학 공식이라면 정답이 있겠지만, 사회에서는 최선의 방법이 있을 뿐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선의 방법은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비로소 얻어지는 경험에서 찾을 때 가장 합리적이면서 기대했던 결과에 이르게 된다.

팔 때도 시기 고민해야

이번 칼럼에서는 여러 가지 질문 중에 ‘팔고 싶어도 팔리지 않는 부동산’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팔고 싶어도 팔리지 않는다는 말은 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그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사실 부동산은 사는 것보다 파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고가에 사더라도 구입 값보다 비싼 가격으로 팔면 수익이 나고 급매로 사더라도 그보다 낮은 가격에 팔면 손해를 본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부동산을 언제 살지는 많은 고민을 하는 반면, 나중에 가격이 상승하면 팔면 되지 하면서 매도 적기에 대해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본인이 내린 결론에 확신이 없을 경우 부동산 컨설팅 회사를 찾거나 부동산 전문가의 강의를 수강하고 최종 매수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동산 컨설팅 회사나 부동산 전문가의 강의는 어느 지역이 어떤 호재가 있으니 지금 사라고만 하지 이를 언제 팔아라고 조언하지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매수는 호재, 입지, 인프라, 교통 등 미래의 청사진을 설명하면서 지금 매수해야 할 정당성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매도는 매수와 달리 개인의 상황, 세금, 자금 등 개별적인 특수성이 강해 많은 인원이 모인 자리에서는 그들이 만족할 만한 답변을 얻기가 어렵다. 결국 본인이 스스로 공부하거나 경험이 많은 멘토를 만나지 않는 이상 매도는 전적으로 혼자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진=허홍국 기자

핵심은 시장 상황 점검

그럼 부동산의 매매 경험이 적은 이들이 팔 수 있는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제때에 파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무슨 일이든 닥쳐서 해결하려고 하면 그만큼 리스크가 존재한다. 암도 발병하기 전에 예방으로 발병을 차단하는 것이 암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수술이나 치료로 회복하는 것보다 몸에 입히는 충격이 작다. 부동산도 본인이 보유한 부동산이 이미 거래가 실종된 지역이라면 부동산이나 소유자의 상황에 따라 해결할 방법이 다양하게 있지만 손해를 입지 않을 수는 없다. 매도 적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예방책은 바로 3개월 주기로 부동산을 점검하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 고수들은 매수할 때부터 언제 매도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매도 적기를 잡기 위해 시장을 관찰한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부동산을 매수하고 나면 이사 갈 때가 되었거나 부동산 시장이 악화된다는 소식을 언론에서 접하기 전까지는 부동산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런 잘못된 습관이 팔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매수했다면 그때부터 3개월 주기로 전화조사나 현장방문을 규칙적으로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 결과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대로 시장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면 관계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도시기를 재조정하거나 매도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매물 양보다 흐름 봐야

시세가 조정되기 전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징조 중의 하나가 바로 매물 양의 증가다. 매매든 전세든 매물 양이 증가하면 그 이유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입주물량의 영향인지, 산업경제가 악화해 근로수요가 감소한 것인지, 교통이나 개발, 이전 등 악재가 생긴 것인지. 일시적인 현상인지 지속할 문제인지에 따라 매도시기를 앞당길지 유지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매물은 절대적인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흐름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1000가구인 단지가 있다고 하자.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이 20채 정도가 있다면 당신은 매도시기를 유지할 것인가? 앞당길 것인가? ‘20채 정도면 많은 것이 아닌가? 그럼 팔고 나와야지’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20채의 매물이 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매물이 더 늘어나서 20채가 된 것인지 매물이 줄어들어서 20채가 된 것인지 ‘흐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시장을 관찰한다면 적어도 부동산을 팔고 싶을 때 팔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작은 습관이 자신의 귀중한 자산을 지키는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다.

Who is he?

- 닥터아파트, 중앙일보, 매경, 한경 등 칼럼니스트

- 중앙일보, 매경 등 상담 및 자문위원

- KBS, MBN, RTN 등 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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