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 주거지 126기·원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무덤 총 250여기 확인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인천 서구 마전동과 불로동 일대에 조성되는 검단신도시 개발터에서 신석기 주거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대규모 주거지군과 무덤, 유물 등 다양한 유적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지난 2015년 12월부터 진행발굴조사 중인 호남문화재연구원은 25일 인천 검단신도시 대지에서 청동기 시대 대규모 주거지군과 신석기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주거지, 건물지, 무덤, 가마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신석기 주거지를 비롯해 청동기 주거지 126기, 원삼국 시대 흙과 돌로 분구를 조성하고 그 안에 매장시설을 만드는 분구묘(墳丘墓:미리 흙이나 돌로써 봉분과 같은 분구를 먼저 조성하고 그 안에 매장시설을 만드는 무덤양식), 삼국 시대 나무널무덤(목관묘 木棺墓), 통일신라부터 고려 시대에 해당하는 돌덧널무덤(석곽묘 石槨墓) 51기, 고려부터 조선 시대에 해당하는 나무널무덤 200여기 등 다양한 유구를 확인했다.  

이 유구들은 이 지역 일대 역사를 고고학적으로 규명하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는데 대규모 군집을 이루는 청동기 주거지군과 청자 다기가 함께 출토된 고려 시대 돌덧널무덤이 특히 주목된다. 

청동기 시대 주거지는 구릉의 능선과 경사면에 조성됐는데 평면 형태는 가늘고 긴 사각형과 직사각형,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등의 모양으로 구분된다. 내부에는 화덕 자리, 기둥구멍, 벽구(壁溝, 벽도랑), 저장구멍 등도 확인됐다.  

또한 입구에서는 점토로 된 띠를 덧대어 만든 이중구연단사선문기(二重口緣短斜線文土器, 겹아가리짧은빗금무늬토기)와 구순각목공열문토기(口脣刻目孔列文土器, 골아가리구멍무늬토기) 를 비롯해 돌도끼, 돌화살촉, 돌칼, 돌창, 반달돌칼, 가락바퀴 등 다양한 석기류가 출토됐다.  

이번 조사 발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중구연단사선문토기는 토기 아가리 부분 바깥면에 일정한 폭의 점토띠를 덧붙이거나 성형할 때 점토띠 가장 윗단의 아랫단 접합 흔적을 지우지 않고 선으로 남긴 토기를 말한다. 단사선문은 짧은 빗금무늬를 뜻하고 구순각목공열문토기는 토기 아가리 끝부분에 사선을 연속으로 새긴 토기다. 

이번에 확인된 주거지는 청동기 전기에 해당하는 기원전 11~8세기에 주로 조성됐었으며 일부는 중기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청동기 주거지는 이번에 조사한 유구 외에도 검단신도시 발굴조사를 통해 총 460여기나 확인된 바 있어 청동기 시대 전기를 중심으로 한반도 중서부 지역 생활상을 밝히는 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또한 고려 시대 무덤은 돌덧널무덤과 나무널무덤으로 병, 사발, 접시 등 자기와 도기류, 청동거울, 숟가락, 장신구, 각종 화폐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고, 이 가운데 Ⅱ-1지점 29호 돌덧널무덤에서는 참외모양 주전자, 청자잔, 잔받침, 청자접시, 아가리가 넓고 밑은 좁은 사기그릇인 푼주(아가리는 넓고 밑은 좁은 너부죽한 사기그릇) 등 청자 다기도 출토됐다. 

29호 돌덧널무덤에서 출토된 다기들은 철분 함량이 거의 없는 태토로 만들었는데 동그랗게 깎아낸 흔적인 내저원각(內底圓刻)이 작고, 내화토(耐火土:고온에서 견디는 성질이 강한 모래흙) 받침을 이용하고 있어 12세기 전반 전남 강진이나 전북 부안 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청자 제작과 수급양상 파악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발굴조사 성과는 26일 오후 2시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홍보관에서 현장 설명회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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