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모건스탠리 거쳐 TPG한국대표, 차남은 골드만삭스서 실력 키워 글랜우드PE 설립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자제들이 사모펀드 업계의 주요 인사로 떠오르면서 재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이학수 전 부회장, 이상훈 TPG 한국총괄 대표, 이상호 글랜우드PE 대표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다시한번 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자녀들이 사모펀드업계의 거물로 성장하면서 이 전 부회장과 함께 주목받고 있어서다. 

이 전 부회장은 슬하에 상훈씨와 상호씨 등 2남을 두고 있다. 이들은 모두 고려대를 졸업한 후 외국계금융사를 거쳐 사모펀드 업계의 큰손으로 성장했다. 

장남인 이상훈씨는 글로벌명성을 자랑하는 외국계 투자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몸담은 업체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글로벌 투자사나 사모펀드들이 대부분이다. 

고려대 경영학과와 메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원(MBA)를 졸업한 이상훈 대표는 2001년 국내로 복귀해 삼성생명 해외투자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메릴린치를 거쳐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  계열 모건스탠리PE 한국대표로 선임됐다. 

그가 합류한 후 모건스탠리PE는 외식브랜드 '놀부'로 잘 알려진 놀부NBG를 포함해 현대로템과 이노션 등에 투자했으며, 한화L&C와 전주페이퍼 등에 투자했다. 

현재는 세계 5대 사모펀드로 손꼽히는 미국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의 한국 총괄대표를 맡고 있다. TPG는 지난 2016년 8월 이 대표를 선임했다. 

이학수 전 부회장의 차남인 이상호 글랜우드PE 대표는 알토란 같은 토종PEF 운용사를 경영하고 있다. 형처럼 고려대를 졸업한 이상호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에서 MBA과정을 거쳤으며, 삼성전자 재경팀을 거쳐 골드만삭스 상무로 일했다. 이후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인 글랜우드PE를 설립했다. 

착실히 경험을 쌓은 이상호 대표의 전략은 글랜우드PE 설립 이후 진가가 드러났다. 그는 2014년 동양매직을 인수하면서 금융권의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동양매직을 단 2년만에 되팔면서 37%에 달하는 IRR(내부수익률)을 기록하며 대박을 떠트렸다. 이어 2016년에는 한라시멘트를 전격 인수한 뒤 1년만에 재매각해 주목받았다. 

이런 경험을 거쳐 최근에는 설립 5년 만에 첫번째 블라인드펀드도 조성했다.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 등 10여곳이 투자자로 나섰다. 펀드 규모는 4537억원이다. 글랜우드PE는 올해 안에 첫번째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과 사람들을 만나고 분석해야 하는 사모펀드업계는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가 필수적인 직업"이라며 "사모펀드업계에 유독 재계 유력층의 자제들이 많은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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