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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해외 페이퍼컴퍼니 일파만파...사실 은폐 위해 비서실 직원 개입 의혹박병룡 대표 관여 보도 이후 그룹 직원 개입…“관세 당국 협조 차원 확인 요청”
ICIJ 파나마 페이퍼스 2차 명단 공개 예정…관계당국 예의주시, 세무조사 움직임
  • 허홍국 기자
  • 승인 2018.06.2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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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파라다이스그룹 본사 전경.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역외탈세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전필립 회장이 이끄는 파라다이스그룹의 역외탈세 의혹이 불거졌다.

박병룡 파라다이스 대표이사가 영국 버진 아일랜드 페이퍼컴퍼니 이사 등재와 관련해 회사의 관여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이 사안이 불거질 당시 전 직장 재직 때 이름을 빌려준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개인적인 일에 회사 직원과 사내 변호사의 개입 정황이 드러나 파라다이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꼽지 못하다.

파라다이스는 관세당국의 요청에 의해 회사와 연관이 없음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설명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26일 카지노업계 및 관계당국, 탐사보도전문매체 인터넷 독립언론 등에 따르면 파라다이스그룹의 역외탈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2016년 1차 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 보도 이후 모색 폰세카 내부에서 생산된 2년치 문건들을 입수하면서 파라다이스 그룹 개입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모색 폰세카는 조세 회피처인 파나마의 최대 로펌으로 올해 3월 문을 닫았다. ICIJ 등에 입수된 페이퍼컴퍼니 관련 유출 데이터는 총 123만 7849건으로 최근 모색 폰세카가 폐쇄되기 전까지 2년간 생산된 것들이다.

핵심은 국내 최대 카지노 기업인 파라다이스 그룹 박병룡 대표이사가 언론보도 이후 역외탈세 의혹을 받고 있던 2016년 당시 전 직장인 뱅커스 트러스트에서 펀드 운용 목적으로 만든 페이퍼 컴퍼니에 이름만 개인적으로 빌려준 것일 뿐이라는 해명과 달리 회사 차원 개입이 있었다는 점이다.

박 대표는 2016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 엔젤 캐피털 리미티드(Angel Capital Limited)이사로 등재돼 있었던 사실이 ICIJ 합동 취재결과 드러났고, 2015년 11월부터 파라다이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파라다이스그룹 사옥 3층 입구 전경. 이곳에는 미팅을 위한 응접실이 있다. 사진=허홍국 기자

파라다이스그룹은 2016년 6월 ICIJ 합동 보도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룹 소속 한 직원이 해당 회사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작성해 모색 폰세카에 보냈다. 당시 이 직원은 회장실 소속으로 박 대표를 대신해 이메일을 썼다. 이 같은 요청은 엔젤 캐피털과 관련해 관세청 등 정부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당시 기억을 하지 못해 정확한 답변을 못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직원은 이전에 박 대표 비서로 2017년 1월까지 근무했고, 현재는 회장실 소속으로 재직 중이다. 이는 박 대표 개인적인 일에 파라다이스 그룹이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파라다이스 그룹이 박 대표 개인적일에 개입한 정황은 또 있다. 이 일이 있은 다음 날인 2016년 6월 24일 파라다이스 그룹 전략지원실 소속 한 변호사가 모색 폰세카에 같은 내용의 질문을 보낸 것이다. 이 변호사는 모색 폰세카 측에 엔젤 캐피털이 살아있는지, 연결된 은행계좌가 있는지 질의하며 회사 등기를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박 대표가 정부당국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며 답변을 독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 때문에 파라다이스 그룹과 조세회피처와 연관성을 떨쳐내기 어렵다. 또 박 대표가 이직한 지 10년이나 2006년까지 직접 여권 사본을 보낸 점과 전 직장이 문 닫은 1999년부터 2015년까지 문제 페이퍼 컴퍼니가 존속한 점 역시 석연치 않다.

이에 대해 파라다이스측은 페이퍼 컴퍼니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파라다이스그룹 관계자는 25일 서울시 중구 본사 3층 응접실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회사와는 무관하다. 박병룡 대표이사가 개인적으로 명의를 빌러줬다. 당시 뉴스타파 보도 이후 사내 변호사랑 직원이 보낸 메일은 당시 서울세관 등 관계 당국의 조사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박 대표에게 직접 해명을 직접 듣고자 했지만, 사내 회의 일정 등으로 접촉이 불가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전경. 사진=허홍국 기자

한편, 2016년 1차 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에 이어 2차 명단도 곧 공개될 예정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ICIJ와 손잡은 인터넷 독립언론이 곧 공개할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뉴스타파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전화통화에서 “ICIJ 2차 파나마 페이퍼스 명단을 곧 공개한다”며 “35명 중 현재 확인된 기업인 등 관계자는 15명이다”고 말했다.

당국은 ICIJ 2차 파나마 페이퍼스 명단을 예의주시하며 역외탈세ㆍ자금세탁에 칼을 빼들 방침이다. 이달 20일 역외탈세를 다루는 국세청ㆍ관세청ㆍ검찰 등 관련 기관 정부합동조사단을 출범하는 등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까닭이다. 이는 갈수록 커지는 역외탈세가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역외탈세 추징세액은 사상 최대인 1조3192억원이다. 2008년 1503억원에 머물던 역외탈세 추징세액은 2013년 1조789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어선 뒤 계속 증가세다. 서울세관이 재산도피 등으로 추징한 세액은 최근 2년간 3306억원이다. 이에 관련 하변길 관세청 대변인은 “수출입 관련 혐의가 있다면 수사권 범위 내에서 조사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4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불법으로 재산을 해외에 도피·은닉해 세금을 면탈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해치는 대표적인 반사회 행위이므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며 해외범죄수익 환수 합동조사단을 설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허홍국 기자  skyh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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