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위원 8명중 분식의견 3명, 적법 3명...1명은 입장 유보, 1명은 중립 의견 표명

김학수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감리위원장)이 5월 31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3차 감리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에 대한 최종판단은 결국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내리게 됐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삼바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결론을 내리게 위해 감리위원회를 소집했다. 하지만 3차례에 걸쳐 35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벌이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감리위원들의 판단이 찬성과 반대, 유보와 중립으로 모두 엇갈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바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에 대한 최종 판단은 오는 7일 열리는 증선위가 결론을 내리게 됐다. 증선위 회의에는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증선위원장)과 김학수 상임위원(감리위원장), 조성욱 비상임위원(서울대 교수), 박재환 비상임위원(중앙대 교수), 이상복 비상임위원(서강대 교수) 등 5명이 참석한다. 

금융당국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날 감리위원회에 참석한 총 8명의 위원들 중 3명은 삼바로직스가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판단한 금융감독원의 결정이 옳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다른 3명의 감리위원들이 삼바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에서는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실상 3:3의 의견대립을 보인 셈이다. 

결국 남은 2명의 감리위원들의 판단이 중요해졌지만, 이중 1명은 판단에 대한 입장을 '유보'했고, 마지막 1명은 '중립' 의견을 표명했다. 중립의견을 표명한 감리위원은 삼바로직스가 일부 분식회계를 한 것은 맞지만, 고의성이 없고, 분식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금감원의 분식회계 판단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삼바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에 대해 8명의 감리위원들이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셈이다. 

게다가 감리위원회에 참석한 금융위원회 소속 3명의 감리위원들조차 모두 다른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을 유보한 감리위원은 김학수 감리위원장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을 거쳐 증선위 상임위원 겸 감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관료 출신이다. 그는 '공정한 심의 운영'을 이유로 견해를 유보했다. 

금융위 소속 다른 2명의 감리위원은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국장과 임승철 금융위 법률자문관(검사 출신)이다. 이들은 각각 엇갈린 반대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내부 관계자는 "감리위원회에 속한 3명의 금융위원회 위원들은 대부분 한쪽으로 결론을 내리기 마련인데, 이분에는 모두 다른 의견을 냈다"며 이례적인 모습이란 평가를 내렸다. 

감리위 회의과정에서는 삼바로직스가 2015년 감사보고서 작성과정에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한 부분에 문제가 제기됐다. 감리위원들은 이 부분에서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합작사인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을 2012년부터 2014년 감사보고서에 반영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감리위원들이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삼바로직스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과 바이오젠의 '이면거래 의혹'도 제기됐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해 확보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중 상당부분을 다시 삼성물산이 사들이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삼성물산은 삼바로직스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차후 또다른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높다. 삼성바이오는 이와 관련 "삼성물산에서 어떤 협상을 벌이고 있는 모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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