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동부팜한농 인수ㆍ글로벌 종합화학사 채비 끝내
화이트 역삼투압 필터 공장 증설로 글로벌 1위 코앞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역 LG화학 옥외광고.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1995년 LG그룹 제3대 회장에 취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을 보인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영면한 가운데 그가 역점을 둔 바이오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레드바이오라 불리는 제약ㆍ백신 분야와 수(水)처리 기술 분야인 화이트바이오, 그린바이오라 불리는 농화학 분야 등 삼각편대를 이뤄 LG화학 신(新)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이런 결과는 정도경영 기치를 내걸고 이를 실천한 구 회장 리더십이 발휘된 덕분이다. 그는 차세대 성장 기반으로 자동차 전장부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에너지 분야도 개척했다. 여기에 그룹 주력인 전자 계열사들 역시 세계 최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3대 바이오 분야에서 빛을 발휘하고 있다. 3대 분야는 제약ㆍ백신과 수(水)처리 필터, 농화학이다. 특히 레드바이오라 불리는 제약ㆍ백신과 화이트바이오라 불리는 수(水)처리 필터는 결실을 맺으며 LG화학 핵심 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적을 내며 글로벌 1위를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서는 구 회장의 지속된 정도경영이 이 같은 성과를 가져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성과에 조급하지 않고 꾸준한 투자가 현재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우선 레드바이오라 불리는 제약ㆍ백신 분야는 연내 복제 신약 출시를 앞두고 있다. 관련 제품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셉트다. 유셉트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복제약)으로 시장 규모는 9조에 이른다. 그 만큼 부가가치가 높다.

엔브렐은 글로벌 제약사인 암젠이 개발하고 화이자가 판매 중인 자가면역질환 오리지널 치료제이다. LG화학은 올해 3월 유셉트 판매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았고, 연내 일본과 국내에서 동시 시중 판매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성과는 지속된 투자가 비결로 꼽힌다. LG화학은 생명과학부문에 매출 대비 20% 넘는 R/D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 1분기도 20%이상 R/D투자 비율은 유지됐다. 1분기 LG화학 생명과학부문 매출 1311억 원, 영업이익은 206억 원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이 연구개발비는 280억 원을 투자했다. 이 규모는 매출 대비 20%이상 비율이며, 영업이익보다 많은 것이다.

두 번째로 그린바이오 분야는 팜한농을 통해 기존 화학 분야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글로벌 종합화학사로 거듭날 채비를 마쳤다. LG화학은 글로벌 유명 화학사들이 기존 능력을 농화학사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2016년 동부팜한농을 인수한 바 있다. LG화학은 동부팜한농 인수 당시 토양ㆍ비료ㆍ농약 등 농업 분야의 화학적인 현상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고, 성과를 내는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출시한 라피탄 액제를 들 수 있다. 이 약제는 알부터 성충까지 나방의 전 세대를 방제하는 고기능성 원예 나방약이다. 기존 약제들은 나방 날개의 비늘가루 때문에 약효성분이 제대로 침투하지 못해 성충 방제효과가 상대적으로 덜했다. 이는 바이오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LG화학

마지막으로 화이트바이오라 불리는 수처리 필터는 글로벌 1위가 코앞이다. 2016년 중동 오만의 25만톤 규모 수주에 이어 지난해 이집트 엘갈랄라와 포트사이드 지역에 건설하는 총 30만 톤 규모 해수담수화 공장의 RO 필터도 단독으로 따냈다. 이집트 담수화 공장에 제공되는 필터는 하루 100만 명에게 담수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이는 LG화학제품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염분 제거율인 99.85%를 나타내는 등 기술력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LG화학의 올해 수처리 필터 사업 목표는 글로벌 1위다. 이를 위해 지난해 초 약 400억 원을 투자해 청주공장 2호 라인을 증설하고 산업용 및 가정용 역삼투압 필터 시장에도 새로 진출했다.역삼투압(ro)필터는 농도 차이가 있는 용액에 높은 압력을 가해 물 분자만 멤브레인(membrane)을 통과시켜 물을 정화하는 수처리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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