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한 사업자 당 100MHz 제한, 공정경쟁 강조 발표에 3사3색 반응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정부가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조기 상용화를 위한 5G 주파수 할당계획을 지난 3일 확정 발표했다. 이에 이동통신사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며 향후 주파수 확보를 위한 치열한 눈치싸움을 예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는 5G 주파수 할당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공고했다. 접수기간은 다음달 4일까지며 15일 주파수 경매를 시행한다.

특히 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3.5GHz 대역 280MHz폭에 대한 한 사업자가 가져갈 수 있는 주파수 총량을 100MHz폭으로 제한하면서 이통사들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3.5GHz 대역은 전파 도달 거리가 길어 전국망으로 사용하기에 제격이라는 평이다.

정부 “5G 혁신 위해 기회 공정해야”

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기대했던 것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못했기 때문. 당초 SK텔레콤은 원활한 5G 서비스를 위해서는 120MHz폭 이상의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주파수도 그만큼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기정통부가 “새로운 세대가 열리는 시점에서 모든 사업자가 유사한 환경에서 5세대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사업자간 공정 경쟁을 강조하면서 물거품이 된 셈이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이번 주파수 경매 계획이 통신서비스 고객의 최대 편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과 한정된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제한한 점에서 유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향후 주파수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 주파수 공급 계획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공정 경쟁을 위한 바람직한 결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KT는 “정부가 100MHz폭으로 총량을 제한한 것은 과거 SK텔레콤의 주파수 800MHz 독점 등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공정경쟁을 강조한 조치로 매우 바람직하다”며 “평창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5G 상용서비스를 위해 이번 5G 주파수 할당 경매에도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총량제한에 대해 “총량제한은 전파법에 부합하며 100MHz폭으로 제한하더라도 280MHz폭을 3개 사업자에 할당하는 것으로 균등배분이 아니다”라며 “따라서 사업자간 보유량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매 진행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 역시 “남은 기간 동안 최적의 주파수 확보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는 한편 최고의 5G 서비스 제공을 통해 글로벌 통신시장을 선도하는데 일조하겠다”며 정부 결정에 사실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국장이 지난 3일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과기정통부 기자실에서 '2018년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계획 확정공고(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비스 품질‧미래 먹거리 확보 걸렸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의 5G 주파수 확보를 위한 사활을 건 눈치싸움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주파수를 얼마큼 확보하느냐에 따라 서비스 품질은 물론 향후 회사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초기 서비스 질에 따라 고객 확보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여 양질의 주파수 확보를 위한 이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초 MWC2018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G는 물질세계와 IT세계를 연결하는 최초의 인프라”라며 “5G 시대에는 전혀 새로운 서비스 등장으로 생활의 진화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글로벌 회사들이 국내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혁신적인 회사들을 벤치마킹해 국부를 창출해 나갈 수 있다”고 5G 상용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번 주파수 경매에 SK텔레콤은 3.5GHz 대역에서 100MHz폭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KT 역시 100MHz폭 확보를, 상대적으로 재무능력이 낮은 LG유플러스는 80MHz폭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경매는 1라운드만에 끝날 수도 있다.

특히 3.5GHz 대역의 할당대가의 최저경쟁 가격이 2조6544억원으로 책정돼 높은 가격으로 인해 과거 주파수 경매때와는 달리 3~4라운드에서 끝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낙찰가 역시 3조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앞둔 상황에서 시작도 하기 전에 경쟁사에 뒤쳐져 출발하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경매가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해 이번 최저경쟁 가격은 분명 이통사들에게 부담이 될 만한 수준”이라며 “총량제한으로 인해 5G 주파수가 이통3사에게 균등하게 낙찰될 것으로 보여 과도한 경쟁은 제한적이겠지만 경매 진행까지는 원하는 가격에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최저 경쟁가격 결정은 이동통신 기술세대별 할당대가와 과거 주파수 경매 결과, 초광대역폭의 공급량, 5세대 시장전망 등 5G 주파수 경매 환경 등을 두루 고려했다”며 “적정한 경쟁을 통해 주파수가 효율적으로 배분되게 하면서도 지나친 과열 경쟁은 발생하지 않도록 경매 과정을 적정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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