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충방·백금T&A 등 ‘안희정 테마주’ 성폭행 논란 후 30% 가까이 폭락
실체 불문명한 정치 테마주 위험성 경고…“손실 위험 커 투자 주의해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굳은 표정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유력 대권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여비서 성폭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위 ‘안희정 테마주’들도 함께 추락하고 있다.

이들 테마주들 모두 성폭행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안 전 지사와의 연관성이 없다며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좀처럼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치테마주는 실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주가 등락은 기업 가치와 상관없다며 정치 테마주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SG충방은 그동안 대표적 안희정 테마주로 꼽혀왔다. 본사가 안 전 지사의 고향인 논산에 위치해 있고 이의범 대표가 386운동권 출신으로 안 전 지사와 친분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 이 같은 풍문에 SG충방은 정치권 움직임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SG충방은 안 전 지사 성폭행 사실이 알려진 직후 주가가 무려 30%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안희정 테마주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SG충방은 지난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8.62% 떨어진 31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SG충방은 부인 공시를 내고 “이의범 대표이사와 안희정 전 지사와는 어떠한 친분 관계도 없으며, 사업적 관련성 역시 전혀 없다”며 해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테마주로 인식되면서 주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SG충방 주가는 13일 현재 전일 대비 2.1% 하락하며 3025원의 장중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는 성폭행 사실이 알려지기 전인 5일 4385원에서 31.01% 하락한 수치다.

백금T&A 역시 이 회사 임학규 대표이사가 안 전 지사와 고려대학교 동문이라는 점에서 테마주로 부각됐다. 백금T&A 역시 안 전 지사 스캔들이 터지면서 한 때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떨어지는 등 26.72% 하락했다.

백금T&A 역시 부인공시를 통해 “대표이사와 안희정 전 지사는 고려대 동문이라는 점 외에 구체적인 일면식이 없다”고 해명했다. 13일 현재 백금T&A 주가는 3485원으로 5일 종가 대비 28.36% 떨어진 모습이다.

이밖에 본사나 공장이 충남에 있거나 충남도와 사업을 진행한 종목들도 같은 날 대거 주가가 폭락했다. 이원컴포텍(-23.53%), 대주산업(-20.04%), SG&G(-13.98%), SCI평가정보(-8.15%), 청보산업(-7.00%) 등도 안희정 테마주로 분류되며 동반 하락했다.

한편 이 같은 정치 테마주는 기업 가치와는 무관한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과거 정치 테마주로 인한 피해가 소액 투자자들에게 집중된 바 있어 실체 없는 이슈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는 학연이나 지연, 혈연 등에 근거를 두고 있을 뿐 기업 실적과는 뚜렷한 관계가 없다”며 “실체 없는 소문에 기반한 투자는 그만큼 손실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역시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에 대한 감시 활동을 강화한 결과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며 “정치 테마주들에 불공정거래 세력들이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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