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폭로 이어지자 급변, 마포 주상복합아파트 압수수색 ‘사면초가’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기자회견이 취소된 8일 오후 충남 홍성군 도청 기자회견장. 사진=뉴시스

[민주신문=남재균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김지은씨의 언론인터뷰 이후 두문불출 행보를 이어 왔던 안 전 지사가 8일 오후 3시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 국민 여러분, 충남도민 여러분 앞에서 머리숙여 사죄드리고자 했다"면서도 "모든 분들이 신속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하여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국민앞에 속죄드리는 우선적 의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거듭 사죄드린다. 그리고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달라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회견 시작 2시간 전에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취소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안 전 지사에 대한 정치권은 물론 지역 내 여론도 싸늘한 상황에서 안 전 지사는 변호인단을 선임해 법정공방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초 추가 피해자는 없다는 단언과 달리 안 전 지사가 설립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소속 여직원의 추가 폭로가 언론을 통해 나온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한 명일 때와 다수로 바뀌었을 때는 그를 향하는 대중들의 의심은 더욱 짙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여직원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안 전 지사로부터 수차례의 성폭행과 성추행이 이어졌다며 구체적인 장소까지 밝힌 상태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가 절대적인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와달라고 했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다"며 "안 전 지사를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검찰은 7일 저녁부터 이날 새벽까지 김지은씨가 지난 2월25일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 당한 범행 장소로 지목한 서울 마포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등 수사에 필요한 자료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을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한 추가 폭로가 이어질 가능성 높다. 안 전 지사의 2017년 대선 캠프 구성원들은 8일 오전 '김지은과 함께 했던, 그리고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란 이름으로 작성된 성명을 공개하며 "김씨와 두 번째 피해자, 더 있을지 모를 피해자를 위해 이제 우리가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민주주의는 안희정의 대표 슬로건이었지만 캠프는 민주적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만연한 성폭력과 물리적 폭력은 '어쩌다 나에게만 일어난 사소한 일'이 아니라 '구조적인 환경' 속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며 "그럼에도 그저 캠프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추가 폭로 가능성을 시사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