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취업준비생, 정보공개청구제 활용 공기업에 점수공개 요구 직접 행동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 국민청원 코너. 자료=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채용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홍역을 앓는 공기업 등이 취업준비생들의 저격을 받고 있다. 필기시험과 면접점수를 직접 공개하라는 요구인데, 정보공개청구나 청와대 신문고 청원 등 직접 행동의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형국이다.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에 오른 '공기업 채용 전형별 점수 공개 의무화' 국민청원이 983명의 참여로 마감됐다. 

청원인은 "공정한 채용 문화를 갖추고,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옳은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채용 전형별 점수를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청원배경을 설명했다. 

'강원랜드 100% 채용비리', '공기업 채용비리 2234건 적발' 등 이슈를 소개하면서 "'혹시 채용 비리로 인해 내가 탈락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공기업도 전형별 본인 점수, 합격생 커트라인 점수, 백분위 점수를 알게 되면 취업준비생들이 자신의 수준을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게 돼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그룹은 그간 면접탈락 피드백만 제공하던 것을 최근 지원자 개인 메일로 기업인·적성인 'L-TAB' 성적까지 알려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몇몇 공기업들은 NCS 기반 인·적성 시험 성적을 공개하고 있다. 

채용비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취업준비생들은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활용해 공기업 등에 본인의 점수와 등수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는 '직접행동'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공기업은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서 점수를 요구해도 회사내규 등 이유로 점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공기업 등 각 기관들마다 공개 여부와 범위, 시기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지난 8일부터 산업통상자원부 10명과 강원랜드 9명 등 19명으로 구성된 합동감사반은 강원랜드 직원 226명과 청탁 관련 내부직원 13명 총 239명을 대상으로 재조사했다.  강원랜드는 지난 5일 자로 재조사 대상인 239명을 업무배제 조치했다. 

금융감독원은 2017년 국정감사에서 유력 인사의 청탁을 받고 2016년 신입 공채에서 합격기준 미달인 직원을 선발인원까지 늘려가며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방만한 조직 및 인력 운영과 부적정한 검사·제재 등 금감원 내부의 총 52건의 위법·부당행위 사례가 적발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공기업 관계자는 "채용비리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입장을 내놓기는 어려운 형편"이라면서도 "취업준비생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는 한다. 다만 지원자들이 적지 않아 일일이 처리하는 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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